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3일 미국이 '허위적 구실'로 시리아를 폭격하고 이라크를 점거하는 한편 안보리의 위임을 조종해 리비아에서 파괴활동을 하며 혼란을 조장함으로써 유엔헌장을 위반했다고 비난했다.
사만다 파워 유엔 주재 미국 대사도 러시아가 시리아 정부에 대한 안보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고 우크라이나 영토를 점거하고 있는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에게 무기를 주고 훈련을 시키는 한편 이들과 함께 싸우고 있다고 비난했다.
양국은 이날 유엔 안보리가 유엔 창설 70주년 행사에 앞서 유엔의 활동을 평가하기 위한 각료급 회의에서 격돌한 것이다.
이 회의는 안보리 의장국인 중국이 계획하고 중국 외무부의 한 각료가 사회를 봤다.
이 자리에서 라브로프는 미국을 거명하지는 않았으나 현재의 시리아 공습과 2003년의 이라크 침공으로 시작된 이라크 영토의 점거 및 2011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주도한 리비아 봉기 등을 거론함으로써 명백히 미국에 직격탄을 날린 셈이었다.
그는 "이것은 한 나라의 발전과 한 나라의 이익을 위해서 세계 문제들을 지배적으로 주도하고 어느 곳에서나 일방적으로 무력을 행사하려는 시도의 결과"라고 역설했다.
라브로프는 이어 미국이 자신들의 정책을 관철하기 위해 주권국가에 대한 압력이라는 불미스러운 방법을 구사하고 1년전 우크라이나에서는 불법적인 쿠데타를 공개적으로 지원하는 등으로 정권교체를 조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안보리를 자기네 결정을 무조건 승인하는 하수기구로 전락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수개월 동안 미국의 일방적인 무력 행사로 중동과 북아프리카가 불안정과 혼란에 빠졌으며 그 결과 극단주의자들이 번성할 수 있는 토양을 조성한 셈이다"고 끝맺었다.
이에 파워는 시리아의 강력한 동맹국이 바샤르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게 압력을 가해 4년이나 이어진 내전을 종식시키기 위한 안보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한편 시리아 정부군의 전술이 민간인들을 대량 살상하고 있음을 부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분리주의자들을 지지함으로써 5700명의 사망자와 170만명의 이재민을 냄으로써 타국의 주권과 영토를 보호할 것을 요구하는 유엔헌장을 위배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