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세계 경제영토 확장 전쟁…韓, TPP가 분수령

무역 자유화의 경제적 효과를 노린 세계 주요국들의 경제영토 확장 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과거 양자간 등 소규모 자유무역협정(FTA)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중남미와 유라시아, 아프리카 지역 등 경제블록간 '메가 FTA'가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22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전세계 73개국 FTA 추진 동향을 분석한 '최근 주요국 FTA 추진 현황과 2015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기존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추진되던 '메가 FTA' 논의가 중남미, 유라시아, 아프리카 지역 등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메가 FTA'가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는 것은 무역 자유화로 인한 경제 효과의 경우 참여국이 많고 개방 수준이 높을 수록 커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블록 간 경제적 위상과 세계 통상질서에 미치는 파급력이 큰 만큼 새로운 통상흐름으로 등장하면서 전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현상인 셈이다.

우선 중남미 지역의 양대 경제블록인 태평양동맹(Pacific Aliiance)과 남미공동시장(MERCOSUR)은 지리적으로 근접한 국가들을 대상으로 외연을 확대하고 있다.

2012년 출범한 태평양동맹은 멕시코, 칠레, 콜롬비아, 페루 4개국에서 시작해 현재 코스타리카와 파나마가 가입 절차를 밟고 있다. 남미공동시장은 1991년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4개국 간 관세동맹으로 출범했는데 현재 베네수엘라에 이어 볼리비아가 6번째 정식 회원국이 될 전망이다.

특히 이들 협정은 중남미에서 경쟁관계에 있었지만 최근 들어 점진적이고 유연한 통합에 대해 논의를 시작해 주목된다.

유라시아 지역에선 러시아 주도로 지난 1월 유라시아경제연합(Eurasian Economic Union·EEU)이 창설됐다. 러시아,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3개국에서 시작해 아르메니아와 키르키스스탄 등이 가입을 결정했다.

EEU는 러시아가 지역 내에서 주도권을 강화하고 독립국가연합(CIS)에 대한 유럽연합(EU)과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는 장치가 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아프리카에서도 경제블록 간 통합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동아프리카경제공동체(EAC)를 비롯해 동남아프리카공동시장(COMESA), 남아프리카개발공동체(SADC) 등 3곳은 지난해 10월 경제공동체간 FTA 추진에 합의했으며 2017년 후반 설립을 목표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선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 21개국의 경제공동체를 건설하기 위한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가 제안됐다. FTAAP 실현을 위한 공동 연구 결과는 2016년까지 도출키로 했다.

한국에선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Trans-Pacific Partnership·TPP) 추진이 한창 진행 중이다. 이르면 올 상반기 핵심쟁점에 합의하고 잠정 타결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TPP 협상은 뉴질랜드, 싱가포르, 칠레, 브루나이 4개국 체제로 출범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이다. 회원국간 관세 90% 철폐에서 순차적으로 모든 무역 장벽을 없애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2008년 2월 미국이 참여 협상을 시작했고 그해 8월 호주, 베트남, 페루가 참여 의사를 밝힌데 이어 2010년 10월 말레이시아가 참여를 선언했다.

TPP가 타결되면 경쟁관계에 있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도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TPP의 연내 타결이 실패하면 내년도 미국과 일본의 정치 일정에 의해 모멘텀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한국은 TPP의 연내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결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무역업계에선 세계 통상 환경 변화에 발맞춰 한국 역시 '메가 FTA'에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하고 있다.

타결 가능성이 가장 높은 TPP 참여를 조속히 결정하고, 이후에 RCEP의 개방 수준을 높여 한·아세안 FTA, 한·인도 CEPA를 업그레이드할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지은 무협 수석 연구원은 "메가 FTA 협상이 세계 각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TPP 타결 여부가 향후 메가 FTA의 성패를 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TPP, RCEP 등 아·태 지역 메가 FTA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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