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시선 집중]고강도 자구책 내놓은 해운업계, 전환점 맞이 하나?

전문가들 "내년 경영실적 개선되겠지만 수익확대 기회는 못 누릴 듯"

 운임하락과 고유가 등으로 적자를 면치 못했던 해운업계가 사즉생의 자구책을 내놨다. 연말을 해운경기의 전환점으로 삼고 내년에는 흑자 전환까지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2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 굵직한 해운사들이 사업구조조정, 자금 수혈 등 고강도 자구계획안을 내놨다. 

한진해운은 지난 19일 사업구조조정과 비용절감 등을 통해 총 1조9745억원을 마련하는 '자구책 및 금융단 지원 계획'을 밝혔다. 이를 통해 영업손실을 총 3729억원 줄이고 내년에는 반드시 적자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전용선 사업부문과 터미널 유동화, 해외 부동산 등 비영업용 자산과 캠코선박 매각 등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선다. 노후된 컨테이너선박 13척은 매각하고 컨테이너 적자노선은 통폐합할 예정. 벌크 적자사업도 철수하거나 축소하는 등 영업수지 개선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그외 대한항공에서 내년까지 6500억원을, 금융권에서는 3000억원을 지원받을 예정이다.

현대상선 역시 현대그룹의 고육지책으로 유동성 위기에서 탈피, 수익성을 높여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현대그룹은 현대증권 등 금융 3사와 비핵심 계열사를 매각한다. 또한 현대상선이 보유한 항만터미널사업 지분을 매각하고 벌크 전용선 부문 사업구조를 조정할 계획. 이를 통해 약 3조34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고 이중 1조3000억원을 현대상선 등의 부채 상환에 사용한다. 

현대상선 자체적으로도 컨테이너박스 매각, 부산신항 장비 유동화, 유상증자 등으로 유동성을 확보했다.

윤주식 한진해운 부사장은 "해운불황으로 회사가 어려움에 빠져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회생 가능성이 최대 관심사일 것"이라며 "사업구조조정과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영업수지를 반드시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도 "내년에는 세계 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돼 해운수요도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향후 (P3에 대응할) G6와의 협력 강화, 손실사업 정리, 용선료 절감, 비용 절감 등으로 수익성을 높여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자구방안을 기반으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 대형 컨테이너선사를 중심으로 내년에는 적자폭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이 3.6% 정도로 예상됨에 따라 세계 해운시장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들은 다만 투자가 필요한 시기에 영업망을 축소하고 항만터널 지분을 매각하는 등의 행보는 아쉽다는 의견이다.

김성귀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은 지난 23일 정책브리핑 자리에서 "내년에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 국내 대형업체의 적자 폭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본다"며 "물동량도 5% 전후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이야 말로 불황기에 선박투자를 한 뒤 호황기에 매각하는 저(低)선가 투자를 검토해야 할 때인데 대형 컨테이너선사가 영업망을 과도하게 축소하거나 터미널을 매각하면 미래의 수익기회를 놓치는 것"이라며 "대규모 구조조정보다는 조직을 적절히 정비해 미래의 수익을 확보하는 기회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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