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이 전자기술(IT) 사업에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효성의 IT사업은 조석래 회장의 장남 조현준 사장이 이끌고 있다. 조 사장은 2012년부터 정보통신PG장을 맡았고 지난해엔 효성ITX 등기이사로 복귀했다. IT 관련 업무를 진두지휘하면서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IT사업의 구체적인 방향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조 사장이 평소 관심을 보였던 정보통신기술(ICT)과 전자결제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효성ITX 역시 클라우딩 컴퓨터 등 사물인터넷 분야에서 기술력을 갖춘 IT회사로 특화하며 보조를 맞추고 있다.
최근엔 범LG가(家) 3세인 구본호씨와 400억원을 공동 투자해 신규 IT사업을 본격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뒤 게임업체 지분 인수로 첫 걸음을 내딛으면서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조 사장과 구씨의 '동업'은 조 사장이 대주주로 있는 전자결제 솔루션 업체 '갤럭시아컴즈'의 지분을 구씨가 인수하면서 표면화됐다. 구씨는 지난 1월 갤럭시아컴즈 지분 14.48%를 165억원에 인수, 3대 주주로 올라섰으며 현재 고문을 맡고 있다.
이들은 이어 지난 5일 '블레이드'를 서비스하고 있는 모바일 게임 개발사 '액션스퀘어' 지분 5.21%를 120억원에 인수했다. 구씨와 효성ITX, 갤럭시아컴즈가 차례대로 70억원, 40억원, 10억원을 투자했다.
효성ITX가 함께 나선 것은 IT사업 확대를 위해서다. 효성ITX는 넷마블, 넥슨, 에이스톰, 위메이드Ent 등 게임업체에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액션스퀘어와의 전략적 제휴로 게임 분야에 특화한 클라우드 플랫폼을 제공하고 빅데이터 분석,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개발 등 신규 IT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더욱이 갤럭시아컴즈는 지난해 10월 중국 IT업체 텐센트의 온라인 결제 서비스 회사인 텐페이와 업무제휴를 맺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효성ITX 관계자는 "액션스퀘어와의 전략적 제휴로 IT 사업 내 관련 사업 역량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게임 기획과 개발, 퍼블리싱 등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효성은 또 전력 계통과 송배전 분야, 에너지 사업 등 기존 주력 사업 분야에도 IT를 접목해 미래 신사업을 육성할 예정이다.
조 사장은 지난해 8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 최대 규모 전력 시스템 관련 학술대회인 '국제 대전력망 기술회의'(CIGRE)에서 'IT기술을 기반으로 한 에너지 솔루션'을 강조하며 글로벌 마케팅에 직접 나서기도 했다.
당시 조 사장은 "앞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한 글로벌 송·배전 분야의 토털 에너지 솔루션 공급업체로 세계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효성은 지난 1월 유럽 최대 수요관리 전문기업인 프랑스 에너지풀사(社)와 업무협약을 체결, 국내 수요자원 거래시장 본격 진출을 알리기도 했다.
40년간 전략·산업설비 및 IT 인프라 공급을 통해 쌓아온 기술력과 넓은 고객 네트워크에 에너지풀의 수요관리 사업 노하우를 더해 시장을 리드하겠다는 것.
특히 효성ITX은 지난해 영업이익 116억89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3.69% 증가한 수치다. 매출액은 2877억7500만원으로 9.97%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88억200만원으로 16.09% 증가했다. 또 시장분석과 마케팅, 수요처 발굴 등을 담당하는 클라우드 사업팀과 연구개발(R&D)팀도 신설했다.
이와 관련 효성ITX 관계자는 "사물인터넷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선 클라우드 솔루션 등 차별화한 기술력과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효성은 지난달 말 라이코스 사장과 SK플래닛 상무를 지낸 가종현씨를 효성 전략담당 전무로 영입했다. 가 전무는 제조업 중심 사업 기반에서 사물인터넷 등 IT부문을 접목한 새로운 미래 먹거리 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조 사장은 평소 기존 사업과 사물인터넷 관련 기술과 같은 IT와의 접목을 통한 고부가가치 서비스로 승부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며 "신사업은 물론 기존 사업에까지 접목해 IT사업을 확대, 신성장 동력으로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