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英 자연사박물관, 간판 공룡 대신 고래 화석

영국 자연사 박물관의 간판으로 디피(Dippy)란 별명을 가진 공룡 디플로도쿠스의 화석 복제품이 오는 2017년 고래 화석에 자리를 물려주고 은퇴할 예정이지만, 복제품의 팬들은 매우 아쉬워하고 있다.

박물관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100년 넘게 주요 홀에 전시한 26m짜리 이 공룡을 흰긴수염고래의 화석으로 교체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자연사박물관의 마이클 딕슨 관장은 당시 성명에서 이 공룡을 2017년까지 전시했다가 실제 25m짜리 흰긴수염고래의 화석으로 대체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실제 진품 화석 전시에 중점을 둔 10년간의 박물관 개보수 계획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디피는 150만 년 전 북아메리카에서 살았던 공룡 디플로도쿠스의 화석을 석고로 만든 복제품이다. 지난 1899년 미국 와이오밍주(州)에서 발굴된 실제 화석은 피츠버그에 있는 카네기 자연사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독지가 앤드류 카네기가 지난 1905년 영국 국왕 에드워드 7세의 요청에 영국에 이 공룡의 석고 복제품을 기증했다.

딕슨 관장은 “디피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지만, 디피는 공룡 디플로도쿠스의 석고 복제품이고 전 세계적으로 이 복제품이 많다”고 말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어린 시절 이 박물관을 방문했던 영국인들로부터 논란이 일었다. 일부 트위터 사용자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검색어 ‘디피 구하기(savedippy)’를 이용해 항의 운동을 하면서 디피를 해치지 말아 달라는 온라인 청원을 시작했다.

박물관을 방문해 영감을 받아 ‘케이티와 공룡’이란 동화책을 쓴 영국 동화작가 제임스 메이휴는 “어린이들이 상상력을 펼치는데 디피만한 게 없다”며 “디피는 런던의 명물이고 디피의 운명을 재고할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에 박물관은 디피를 투어 형식으로 전시할지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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