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과 호반건설이 유력한 금호산업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이달 25일 금호산업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하는 것을 앞두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은 물론 호반건설도 인수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호산업은 주력사인 아시아나항공 지분의 30.08%를 가진 대주주로 에어부산, 금호사옥, 금호리조트 등도 거느리고 있다.
현재로서는 박 회장이 금호산업을 다시 인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박 회장 스스로 "금호산업 인수는 순리(順理)'에 따라야 한다"고 거듭 강조할 만큼 강력한 경영권 탈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 우선인수권을 확보하기 위해 금호석유화학 지분 매각 등을 통해 3300억원을 마련한 후 이를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유상증자에 활용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금호산업이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기 때문에 반드시 되찾게 될 것"이라며 "박 회장도 인수에 자신감을 표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금호산업 주인이 바뀌면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점도 박 회장의 인수 가능성을 높여주는 요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등 매력적인 매물이 있다고 달려들었다가 오히려 낭패를 볼 수 있다"며 "박 회장의 색채를 지워내는 작업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호산업이 보유한 계열사 직원들은 회사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이 강하다"며 "주인이 바뀌면 그룹 계열사에서 핵심 인력이 이탈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 회장의 아킬레스건은 자금력이다.
금융계에서는 박 회장이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은 모두 1500억원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박 회장은 이미 개인자산을 모두 내놓은 상황이며 금호타이어 지분(7.99%)도 담보로 잡혀 있다.
한때 박 회장이 산은에 추가 지원금을 요청할 것이라는 루머도 나돌았지만 홍기택 산은 회장은 "국민 세금을 특정인을 위해 지원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그래서 박 회장이 인수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대상그룹을 재무적 투자자로 끌어들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 회장과 임상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은 처남 매제 관계다.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부인인 박현주 대상홀딩스 부회장이 박 회장의 여동생이다.
대상그룹의 9000억원의 유동자산을 갖고 있다. 이 정도면 금호산업 인수를 위한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한편 호반건설도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호반건설은 이미 금호산업 지분을 4.95% 보유하고 있다. 자금력도 만만치 않은 만큼 마음만 먹으면 박 회장을 제치고 인수자로 떠오를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산업은행은 25일 인수의향서 접수를 마감한 뒤 적격성을 심사할 방침이다. 그 후 인수 후보로 선정된 기업은 내부검토를 통해 희망 가격 등을 산은에 제시하게 된다.
산은은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한 회사의 제안서를 받아 박 회장에게 이를 전달하며, 박 회장이 같은 조건 이상을 제시할 경우 경영권을 되찾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