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시카고 보타닉가든 ‘반기문 한국정원’ 추진 화제

시카고한국정원클럽 2020년 프로젝트 청원운동

시카고 한인사회가 추진하는 보타닉 가든(식물원)에 조성할 한국 정원에 반기문 UN 사무총장 이름을 명명키로 해 화제가 되고 있다.

시카고한국정원클럽(회장 이근무)은 4일 시카고 보타닉가든에서 이사회를 열고 한국 정원 프로젝트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이름을 넣기로 결정했다.

이근무 회장은 5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시카고의 보타닉가든은 매년 100만 명 이상이 찾아오는 세계적인 식물원”이라고 소개하고 “이곳에 일본 가든은 훌륭하게 조성이 돼 있지만 한국을 알릴 수 있는 테마 정원이 없어 늘 안타깝게 생각해 왔다”고 말했다.

시카고한국정원클럽은 2011년 9월 “한국 정원 문화를 세계에 알리자”는 취지 아래 고 노재욱 회장을 초대 회장으로 설립돼 이듬해 11월 이근무 회장이 바톤을 이어받았다. 지난 3년여 간 보타닉가든에 한국 정원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 끝에 위치와 면적 등 기본적인 계획안은 원칙적인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보타닉가든이 10년 단위로 마스터플랜을 짜기 때문에 한국 가든은 2020년부터 2030년까지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포함될 수 있다. 보타닉가든은 총 6000만 달러의 시설자금을 집행하게 되며 2018년까지 신규 사업을 확정지을 계획이다. 한국 가든을 조성하기 위한 자금은 1000만 달러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국정원클럽이 ‘반기문 총장 기념 한국 정원’을 기획하게 된 것은 한국 가든의 차별화를 위해서다. 이근무 회장은 “오랜 논의 끝에 일반 명칭은 코리아 가든으로 하되 그 앞에 세계적인 한국인의 이름을 붙여 미 주류 사회와 세계인들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하자고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반기문 총장과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라고 전제한 이 회장은 “반기문 총장에 관한 책과 자료를 모두 읽고 토의 끝에 이런 분이라면 충분히 한국 가든의 상징적 인물로 해도 손색이 없다는 결정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반기문 한국 정원’ 프로젝트는 빨라야 2018년부터 추진되기 때문에 2016년 임기가 끝나는 반기문총장에 전혀 누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반기문 총장이 임기를 마칠 때까지 오직 UN에만 헌신하겠다는 뜻을 우리도 잘 알고 있다”면서 “먼 훗날 이곳을 찾는 한인들이 아름다운 한국 가든을 즐기고 자랑스러운 한국인이 있었다는 자긍심을 갖기를 바라는 순수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시카고 보타닉가든은 385에이커에 달하는 규모로 26개의 테마 정원이 조성돼 있다. 뉴욕을 대표하는 브롱스 보타니칼 가든(200에이커)의 두 배에 가깝다.

특히 보타닉가든의 일본 가든은 가장 크고 아름다운 정원으로 정평이 나 있다. 17에이커의 부지에 벚나무 등 정원수들과 산책로, 연못과 나무다리 등이 일본식 정자 등과 어우러져 마치 일본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일본 가든의 정식이름은 ‘엘리자베스 휴버트 말롯 재패니스 가든’이다. 유재오 홍보이사에 따르면 어린 시절 일본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는 엘리자베스 말롯이라는 사업가가 기부한 500만 달러를 종자돈으로 일본 기업과 일본 정부의 지원으로 조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전 세계에 500개의 정원을 세웠고 중국 정원도 70여개가 있지만 한국 정원은 10개소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근무 회장은 “일본 정원에서 진달래꽃 등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말해주는 꽃과 나무들까지 마치 일본 식물인 것처럼 조성된 것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는 일화와 함께 한국정원클럽의 탄생 배경을 소개했다.

한국정원클럽은 현재 한인이 300명 정도인 시카고 보타닉가든 회원 숫자를 1000명까지 늘리는 가입 캠페인을 벌이는 한편 시카고의 90여개 단체 명의로 본국 정부에 한국 가든 프로젝트에 참여해줄 것을 청원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근무 회장은 “1893년 시카고만국박람회에 한국이 최초로 국가관을 만들어 참가하는 등 시카고는 한국과 오랜 역사적 인연이 있다. 안익태 선생이 애국가를 작곡한 것도 초연한 곳도 시카고였다. 그럼에도 본국 정부는 그런 역사성을 기념하거나 한국을 알리기 위해 기여한 게 전무한 실정이다”라고 지적했다.

세계에 자랑할만한 한국 가든을 위해 그간 이 회장은 미국 내 유명 식물원들은 물론, 파리와 프랑크푸르트 등 세계적인 가든을 많이 둘러보고 국립수목원의 자료를 수집하는 등 많은 조사 활동을 해 왔다.

대학에서 농업(축산)을 전공한 그는 덴마크에서 2년 공부한 후 1971년 시카고에 정착한 이민 1세대이다. 처음 왔을 때 2500명 정도였던 시카고의 한인들은 지금 15만 명에 달하고 한인 사회와 한국의 위상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 게 사실이다.

이근무 회장은 “보타닉가든의 한국 정원은 시카고와 모국을 연결하는 상징물이자 아름다운 한국의 꽃과 나무, 건축물을 통해 한국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명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모국 정부와 기업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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