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수입산 철강재와 가격 경쟁을 펼칠 수 있는 '10% 싼 철강재'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 연말 범용 철강재인 GS400을 출시하고 판매에 들어갔다. GS400 강종은 수입 열연강판 확산을 막기 위해 출시된 제품으로 품질은 기존 포스코 제품보다 다소 떨어지지만 가격은 수입 열연과 비슷한 수준이다. 판매가는 t당 50만원대.
포스코가 저가제품 생산에 나선 것은 수출시장에서는 고급제품으로 승부하고, 내수시장은 중국산에 맞서 가격경쟁력을 강화한다는 '투트랙 전략'의 일환이다.
국내 철강 시장은 최근 수입산 저가 철강의 대대적인 가격 공세로 빠르게 잠식당하고 있다. 수년전만해도 10%에도 못미치던 수입산 철강제품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이미 40%를 훌쩍 넘겼다.
특히 중국산의 경우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연간 1000t 이상의 물량을 한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못이나 나사 등의 단순제품용 철강재부터 건물을 지을 때 쓰는 H빔까지 중국산이 넘쳐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국내 중소 철강사들이 이미 도산했거나, 생존위협에 노출돼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에 공급하는 저가 철강재는 국내 철강시장에 범람하는 저질 외국산 철강재를 몰아내기 위한 전략 상품"이라며 "수출시장에서는 고품질·고가제품으로 승부하고 국내시장에서는 저가제품을 내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투트랙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가적인 가격 인하가 있을지도 관심이다.
최근 원자재 하락과 공급과잉으로 중국내 열연강판 유통가격이 급락, 중국 철강회사들이 한국으로 저가 수출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일 HMC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중국 열연 유통가격은 1t당 2635위안(420달러)으로 연초 3050위안 대비 3주만에 14% 하락했다.
철강협회도 1월 마지막주 주간 철강동향에서 "열연의 경우 중국 오퍼가격이 t당 430달러까지 하락하면서 (국내) 통관되는 3월부터 수입가격 인하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저가 밀어내기식 수출이 우려되는 상황.
업계 관계자는 "GS400은 수입재 가격 가이드라인으로 작동, 중국산 열연강판 확산을 견제하는 역할을 했다"며 "최근 중국산 가격이 떨어지면서 그에 맞춰 조정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포스코는 GS400 강종은 수입대응재로 시장 비중이 낮아 아직은 큰 의미가 없다고 설명한다. GS400 월 판매량은 3만~4만t으로 알려져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GS400은 지난해 연말 출시돼 매출이나 판매량 아직 미미하다"며 "원자재 가격이 일부 하락했지만 환율 변동, 글로벌 철강시장 침체 등 악재가 많아 전반적인 철강재 인하 여력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