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가 연간 순이익 2조원 고지를 다시 탈환했다.
은행의 원화대출 자산이 크게 늘고 비은행 그룹사들의 이익이 회복 국면으로 접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은 4일 그룹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은 2조811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9.6%(1815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3년 당시 저성장·저마진 국면이 지속되면서 신한금융의 당기순이익은 2조원 밑으로 줄어들었지만 1년 만에 다시 2조원대를 회복한 것이다.
이 같은 실적 개선에는 은행의 원화대출 자산 증가가 큰 몫을 했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4552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6.0% 증가했다.
특히 기업대출이 8.3%, 가계대출은 9.4% 늘어남에 따라 지난해 말 현재 원화대출이 160조원으로 2013년 말에 비해 8.8% 증가했다.
또한 유동성 핵심예금, 즉 저원가성 예금의 조달 비중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지난해 해당 예금이 17.7% 증가하는 등 자금 조달비용의 효과적인 관리를 통해 대출금리 인하 등으로 인한 순이자 마진 하락 영향을 최소화 했다. PB(프라이빗뱅킹)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예치한 금액의 증가와 급여계좌·가맹점결제계좌가 증가했다는 뜻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은행의 경우 기업·가계 등 전 부문에서 균형있는 자산 성장을 이뤘다"며 "특히 금리 인하에 따른 순이자 마진 하락 영향을 최소화했고, 신용위험을 감안한 균형 성장을 통해 안정적인 대출 성장 전략을 지속했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또 "2016년 시행될 예정인 계좌이동제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고객을 계속 머무르게 할 수 있는 급여계좌와 가맹점 결제계좌를 확대토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연간 순이자마진은 전년대비 0.02% 포인트 하락한 1.74%를 기록했고, 연체율은 0.31%로 전년말 대비 0.08% 포인트 감소했다.
은행뿐 아니라 비은행 그룹사들의 이익도 늘어났다. 이에 따라 비은행 부문의 이익 비중이 39%로 1% 포인트 증가했다.
신한카드의 경우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6352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3.5% 감소했다. 다만 2013년 발생했던 일회성 손익(행복기금 대출채권 매각익, 518억원)을 고려하면 4.7% 성장했다.
신용카드 수익은 현금서비스 수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신용 및 체크카드의 꾸준한 취급액 증가로 전년 대비 0.4% 증가했다.
특히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등에 따른 수익 감소를 상쇄하기 위해 조달비용 축소 등에 주력했다. 이에 따라 전년에 비해 지급이자는 10.5%, 판관비는 0.3% 감소했다.
신한금융투자의 연간 당기순이익은 1182억원으로 전년 대비 56.9% 증가했다.
증권업계의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금융상품 판매와 자산운용 등을 통해 이익을 늘렸다.
신한생명의 연간 당기순이익은 8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했고, 신한캐피탈의 2014년 당기순익은 519억원으로 3.1% 늘었다.
이밖에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순이익은 183억원(지분율 감안 후), 신한저축은행의 순이익은 111억원에 달했다.
한편 지난해 신한금융 전체 희망퇴직자에게 지급된 명예퇴직금은 은행(314명) 1032억원을 포함해 1200억원에 달했다. 다만 올해 희망퇴직 규모에 대해서는 설정해 놓은 바 없다고 밝혔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내년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적과 인력 수급 등을 감안해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규모일 것이라고 확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와 금융권이 주목하고 있는 핀테크(FinTech)와 관련해서는 "알리페이나 애플페이 등 해외 핀테크 기업이 어떤 형태로 고객을 모으고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며 "신한금융이 보유한 은행·카드·생명 등 금융 포트폴리오를 고객에게 가장 유익한 형태로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