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시선]외래종 이케아 상륙에, 가구업계 판도변화 오나?

 외래종 '이케아'의 국내 진출로 국내 가구업계의 생태계가 급변할 조짐이다. 

이케아는 1943년 스웨덴에서 설립된 다국적 가구기업이다. 전세계 27개국 315개 매장에서 연간 40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케아는 불황과 포화시장에 강하다. 이케아가 1970년대 유럽에 진출할 당시는 석유파동과 실업으로 소비가 극도로 침체돼 있었다. 

하지만 이케아는 '밝은 디자인, 재미난 마케팅, 저가'라는 전략을 가지고 '비싸게 사서 오래쓰는 내구재'였던 가구를 '싸게 사서, 집안 분위기를 쉽게 자주 바꾸는 소비재'로 바꾸는데 성공했다. 결국, 글로벌 가구기업으로 성장했다. 

이케아의 창립자인 잉바르 캄프라트는 '가구는 소모품이다'라는 신념을 갖고 이케아를 성장시켰다. 

1950년대 초 조립식 가구인 '플랫팩'(Flat Pack) 가구로 선풍을 일으켰다.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찾아 선반에서 끄집어내 계산하고 집으로 가져가 조립하는 '캐시-앤-캐리 시스템'(Cash-and-Carry System)을 도입, 단가를 낮췄다.

이케아의 고객들은 카탈로그를 보고 매장을 방문해 가구를 구매한다. 집으로 돌아가 레고를 하듯 가구를 조립하며 이 과정을 즐긴다. 

국내 가구시장은 극심한 소비침체로 불황을 겪어왔다. 전통적인 내구재인 가구는 불황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상품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케아의 상륙으로 국내에서도 조립형·DIY 가구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G마켓의 경우 가구 카테고리 중 DIY 가구 판매가 최근 한 달 사이 무려 16% 늘었다. 

국내 시장에서도 가구가 전통적 내구재가 아닌 '싸게 사서 자주, 쉽게, 바꾸는' 소비재의 성격을 띄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케아의 '메기효과'로 국내 가구업계가 생기를 얻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메기효과란 한 마리의 메기를 어항에 넣으면 미꾸라지들이 메기를 피해다니느라 생기를 얻고, 오래 생존하는 현상을 말한다.

토종 가구업계 선두기업인 한샘은 이케아의 공습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2월 서울 공릉동에 생활소품매장 1호점을 연다. 3월에는 부산 등 3곳에 시범매장을 열 계획이다. 

메기효과의 증거는 실적에서 나타난다. 업계에 따르면 한샘의 올해 연간 추정 매출액은 1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추정대로라면 사상최대치다. 

이케아가 국내에 첫 개장한 12월18일 종가 11만원을 나타냈던 한샘의 주가 역시 시장의 기대로 1월22일 14만7500원까지 34% 급등했다. 

토러스투자증권 김경기 연구원은 "하나의 가구기업이 특정 국가의 가구시장을 완전히 장악한 사례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국내 가구업계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국내 가구기업들이 기존의 중고가 가구시장을 지키며 매출을 키우겠다는 엉터리 성장전략에 탈피해 적절한 전략을 찾아낸다면 정체된 국내 가구시장에 새로운 고속성장이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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