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최경수 이사장 "증시 활성화 위해 고가株 액면분할 필요"

한국거래소가 증시 활성화를 위해 국내 상장사들의 액면 분할을 적극 권유하고 있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주요 상장법인 공시책임자 대상 조찬간담회'를 열고 "액면분할을 통한 유동성 증대는 기업가치 상승과 더불어 침체된 자본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좋은 기회"라며 이같이 말했다.

액면분할은 말 그대로 고액면에서 저액면으로 액면가를 나누는 것이다.

현재 상장사들은 액면가 100원, 200원, 500원, 1000원, 2500원, 5000원 중 하나를 액면가로 선택하고 있는데, 액면분할을 하면 자본금과 기업가치 등의 변화 없이 주식수는 증가하고, 주가는 하락한다.

최 이사장은 "현재 코스피시장에서 고가주 기업의 개인투자자 거래량 비중은 30%에 불과하다"며 "이는 주가가 너무 높아 개인투자자의 접근이 제한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원대 거래소 유가증권시장 부이사장은 이날 주제발표를 통해 액면분할의 긍정적 효과를 역설했다.

김 부이사장은 "우량 고가주가 액면분할을 하면 주가가 낮아져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해 개인투자자의 참여가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신규상장한 기업들은 모두 저액면을 채택했는데 개인투자자 거래량 비중이 평균 64.7%였다는 설명이다. 특히 액면가 100원으로 상장한 제일모직의 경우 개인 비중이 무려 77.8%에 달했다.

그는 또 기업들이 액면분할을 실시하면 유동성과 환금성을 선호하는 기관들의 참여가 높아지고, 이에 따라 주가가 상승하고 기업가치도 증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거래소는 기업들의 액면분할을 촉진하기 위해 '한국판 다우지수'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다우지수처럼 구성종목의 가격수준을 낮춰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주식시장 '마켓 메이커(Market Maker)' 제도도 도입키로 했다. 마켓 메이커란 거래소가 지정한 거래부진 종목의 거래 활성화를 위해 거래소와 계약한 증권사를 가리킨다. 이들 증권사에게는 수수료 면제 등 인센티브를 줄 예정이다.

반면 이날 행사에 참석한 고가주 상장기업 관계자들은 액면분할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반응을 보이거나 "검토하겠다"는 원론적 답변만 내놨다.

이명진 삼성전자 전무는 "예전부터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액면분할이 실질적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선 고민하고 있다"며 "솔직히 답을 내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신희철 아모레퍼시픽그룹 상무도 "당사는 1년새 주가가 급격하게 상승했다"며 "이는 지속적으로 화장품 브랜드 강화에 역점을 두면서 경영한 성과인 만큼 아직은 액면분할을 고민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조기선 NAVER 이사는 "현재 당사의 액면가는 500원으로 낮은 상황이라 추가적인 분할에 대해서는 고민해보지 않은 상황"이라며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