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롯데 임원직에서 모두 해임된 신격호 롯데 총괄그룹 회장의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이 한국에 들어온 지 3일 만에 일본으로 돌아갔다.
차남인 신동빈 롯데 그룹 회장도 일본으로 출국한 상태라 향후 한-일 롯데그룹의 후계구도와 경영 방향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지난 12일 오후 늦게 일본으로 출국했다. 그는 지난 8일 일본 롯데그룹의 주요 임원직에서 모두 해임된 직후인 9일 조모(祖母) 제사 참석 차 부인 조은주씨와 함께 귀국했다.
신 전 부회장은 11일 소공동 롯데호텔을 찾아 가족 모임에 참석한 후 오후 8시30분께 자리를 옮겼다. 이날 부친인 신격호 총괄회장과 만나 이번 사태에 대해 의견을 나눴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한국에 온 다음날인 지난 10일 오전 일본으로 떠난 후 현재 롯데홀딩스 본사가 있는 도쿄에 머물고 있다. 11일 가족 모임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롯데그룹 측은 이번 방문이 구단주를 맡고 있는 프로야구 롯데마린즈를 격려하기 위한 것일 뿐 후계구도 문제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형인 신 전 부회장 해임이후의 그룹 경영 방안에 대한 구상을 가다듬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한국 롯데가 연 매출 80조원이 넘는 기업으로 성장할 동안 일본 롯데는 12분의 1 수준인 6조원에 그쳤다. 그동안 부친인 신 회장은 장남인 신 전부회장을 믿고 기다려줬지만 계열사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일본 롯데를 살리기 위해 '해임'이라는 과감한 결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일본 외신에 따르면 일본 롯데 홀딩스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은 전분기 대비 27 % 감소한 4077억엔(약 3조7231억원)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차남인 신동빈 롯데 회장이 한-일 롯데를 총괄 경영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일본 롯데의 경우 신격호 회장의 오른팔로 불리는 쓰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사장이 중심이된 전문경영인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