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소니 픽처스(이하 소니) 전산시스템에 대한 북한의 사이버 공격을 전쟁 행위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CNN 시사프로그램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State of the Union)'과의 인터뷰에서 “이를 사이버 반달리즘(익명성을 악용해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거짓 정보를 올리는 등 사이버상의 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로 규정하면서도 소니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 암살을 소재로 한 영화 '더 인터뷰'의 개봉을 취소한 결정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지난 19일 한 기자회견에서 소니의 개봉 취소 결정을 실수라고 밝혔었다며 소니가 이 결정을 내리기 전 자신에게 먼저 연락했길 바랐다고 밝혔다.
이에 지난 19일 소니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린튼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대중이 실제 이 일에 대해 잘못 판단하고 있다”며 “영화관들이 이 영화의 상영을 중단한 것”이라고 반박했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이 인터뷰에서 린튼의 발언에 대해 "소니가 이 문제에 대해 사업적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에 매우 공감한다“면서도 ”소니가 이 결정에 대해 내게 직접 연락했다면 내가 영화관과 배급사과 연락해 자초지종을 물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소니의 이번 결정은 단순히 소니만의 문제가 아니고 선례가 될 수 있다"며 "우리가 다른 국가의 독재자가 사이버공간을 통해 한 기업의 배급망과 제품을 해치는 선례를 만들면 그 결과로 우리 자체 검열을 시작해야 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난 19일 미 연방수사국(FBI)이 소니 해킹의 배후로 북한 정부를 지목했고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외국 정부와 비정부 해커 단체가 사이버 위협을 가하는 것이 현 기업환경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도 "이 선례가 연예업계뿐 아니라 언론 업계에도 문제“라며 ”북한에 대한 비판적 보도를 해온 CNN에 사이버 공격이 일어난다면 북한 관련 보도를 갑자기 중단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이번 일에서 핵심은 소니가 악역을 했다는 것이 아니고 더 넓은 관점으로 보면 우리 모두가 사이버 공격 가능성을 받아들이고 이를 저지하기 위한 노력을 더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