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케아, 매장 오픈 '대박'…국내 가구 시장 재편되나

이케아가 18일 일본해 논란과 중소가구 기업과의 상생 논란, 일부 고가 가격 논란 등의 악재에도 수천 명의 고객이 몰리면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이처럼 뜨거운 반응이 향후 재방문으로 이어져 매출로 이어질 경우 사실상 국내 가구 시장은 새롭게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이케아는 이날 경기 광명시 일직동에 한국 1호점을 전격 오픈했다.

이케아 광명점은 연면적 13만1550㎡에 지하 3층, 지상 2층 규모로 이케아의 전 세계 매장 중 최대 규모다.

이날 이케아 매장 앞을 가로지르는 편도 3차선 도로 중 2개 차선이 매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늘어선 차들로 붐볐다. 매장 입구 앞 20m가 넘는 바리케이드를 따라 입장을 위해 줄서있는 고객들만 줄잡아 1000명은 넘었다.

이케아는 일산, 강동 등 2020년까지 2호점과 3호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이케아 3호점까지 문을 연다면 한국 가구 산업 전체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용원 한국가구산업협회 사무국장은 "한국 가구 판매업체의 90%인 중소 가구업체가 위기를 맞았다"면서 "이제 국내 기업들도 비슷한 스타일을 모방하는 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새로운 디자인을 개발하고 섬세하게 공들인 디자인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직 이케아의 성공을 판단하기에는 섣부르지만 업계에서는 이케아의 국내 진출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낙관론을 펼치는 쪽에서는 오히려 이케아의 진출이 국내 가구업계의 외형을 확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형 가구전문 업체인 한샘과 현대 리바트 등의 경우는 구매층이 달라 이케아와의 정면 승부에서 밀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고객들도 단순히 가구만 구매하던 과거 패턴을 넘어서 '홈 퍼니싱'이라는 새로운 구매 형태를 보이면서 기존 가구 업체의 매출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케아도 한샘, 현대 리바트 등 국내 업체들과의 경쟁에 대해서는 다소 거리를 두는 입장을 보였다.

이케아 관계자는 "이케아는 단순히 가구만 판매하는 업체로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홈 퍼니싱'을 국내에 좀 더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단순히 한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벗어나 새로운 '홈 퍼니싱' 문화를 알리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 3분기까지 매출 9472억원을 기록하고 연 매출 1조원을 달성한 국내 1위 가구업체인 한샘의 경우도 이케아를 경쟁상대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가구업계 한 관계자는 "주로 가구를 처음 구매하는 소비자 층이 신혼부부인데,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이케아와 같은 중저가형 가구를 신혼살림을 장만하기에는 부담스럽다"면서 "일부 가구를 바꾸거나 필요한 가구를 추가 구입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국내 유명 브랜드 제품을 구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이케아의 진출로 국내 가구 업체들의 타격이 커질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특히 한샘의 경우는 인테리어 사업부가 가정용 가구 부문, 조명 기기 부문, 욕실 부문, 벽지·바닥재 부문, 소품 부문, 패브릭 부문으로 나뉘어져 있어 이케아와 정면 승부를 펼칠 수밖에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북유럽 디자인이라는 강점을 가진 이케아와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은 물론이고 디자인 면에서도 국내 업체들이 이케아를 넘어서기 위해 더욱 더 노력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더불어 한국의 가족 구조가 변화하면서 좀 더 저렴한 제품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이케아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국내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고, 신혼부부들이 결혼을 할 때 집에 투자하는 돈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가구에 쓰는 돈을 줄이게 돼 이케아와 같은 중저가 업체로 발길을 돌린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 업체들이 4인 가족 가구에 주력하는 동안 이케아는 2년간의 연구 끝에 1~2인 가구와 월세 트렌드를 읽어내고 가구 사이즈와 포장규격을 정형화하는 등의 현지화도 이뤄낸 것으로 보고 있다.

윤성호 국민대 실내디자인학과 교수는 "이케아가 한국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다면 참신한 스타일을 원하는 한국 소비자들의 마음뿐만 아니라 변화한 가족 구조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국 가구 업체들도 대규모 할인행사와 더불어 무료 배송과 설치 서비스 등을 강조하면서 이케아와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소 가구 업체의 경우는 생존을 위해서 기존과 다른 완전히 다른 전략을 세우지 않는다면 이케아에 밀려 문을 닫아야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이케아 관계자는 "매장 첫날 사람이 많이 몰려 아직 구체적인 방문 고객을 집계하지 못했다"면서 "매출이나 방문객 등을 공개하지 않지만 오픈 첫날인 만큼 내일 오전 정도에는 방문객 집계가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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