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 콘서트홀 공사 현장에서 비계 해체 작업을 하던 인부 1명이 떨어져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0월 개장 이후 '바닥 균열'과 '실내 천장 구조물 균열', '지하 아쿠아리움 수중 터널 누수'와 '영화관 진동' 등의 잡음이 끊이지 않던 제2롯데월드에서 사망사고까지 발생하고 말았다.
경찰과 롯데 측은 김씨가 두개골 손상에 의해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30년 숙련공의 추락…안전장치는?
16일 오후 1시께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 롯데월드몰 8층 콘서트홀 작업장에서 김모(63)씨가 추락,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이송 도중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비계를 설치·해체하는 협력업체 소속 직원으로 이틀 전부터 이곳에서 작업하던 김씨는 비계 설치·해체 작업만 30년 가까이해온 숙련공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당시 작업 현장에 안전장치가 제대로 설치돼 있었는지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비계 인부들은 최소 2인1조로 움직이며 비계 해체 작업을 할 때는 생명줄을 끼고 비계에도 안전 고리를 착용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현장소장은 "현장에서는 관리자들이 삼중으로 관리를 하고 있다"면서도 "사고 당시 지켜졌을 거라고 믿지만 직접 보지는 못해 정확히 얘길 못 하겠다"고 답을 꺼렸다.
그러면서 "작업 시작 전 안전교육을 받았다는 서류와 안전규칙준수 서약서 등이 있다"며 "현장에서는 팀장이 인솔해 작업지시를 내린다"고 설명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김씨는 발견 당시 안전장비를 모두 착용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고로 콘서트홀의 공사는 전면 중단됐다. 현장에 투입된 경찰과 서울시 관계자들은 정확한 사고 원인과 함께 롯데 측의 관리와 조치가 적절했는지도 확인할 방침이다.
◇ 왜 119에 신고하지 않았나
사고 이후 롯데 측의 대응도 논란이 되고 있다. 빠른 치료를 위해서 지정병원에 연락을 했다고는 했지만 김씨를 병원까지 옮기는 데 40분이나 소요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롯데 측은 당시 뭔가 떨어지는 것을 발견한 화재감시원이 안전감시단에게 연락을 했고 최대한 빨리 치료를 하기 위해 지정병원에 연락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씨를 실은 구급 차량이 도착한 곳인 지정병원이 아닌 인근의 대형 병원이었다.
오히려 119에 신고했더라면 좀 더 신속한 응급조치와 이송을 통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고를 축소하기 위해 소방서에 신고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처리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 김종식 롯데건설 이사는 "응급상황 발생시 내부 보고 체계를 마련한 매뉴얼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사고 지점과 당시 상황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는 부분도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롯데 측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씨가 추락 당시 작업을 하던 위치 등에 대해 "추정된다"는 모호한 답변으로 넘겼다.
김씨와 같은 조를 이뤄 작업했던 인부가 휴대전화를 꺼놓고 잠적하는 바람에 사고 당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해명 또한 축소 의혹을 증폭시키는 대목이다.
◇임시사용 승인 취소는 없다?
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사용을 승인한 서울시는 이번 사고에 대한 제재 수위 등을 놓고 논의 중이다. 하지만 임시사용 승인을 취소하는 조치는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사망 사고가 발생한 곳은 롯데월드몰에서 임시사용 승인 대상에서 제외한 콘서트홀"이라며 "승인 취소까지 하려면 건물과 시민 안전 자체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승인 취소를 하려면 안전에 명백하고 중대한 하자가 있어야 한다"며 "사고 경위 등을 먼저 파악한 후 제재수위를 결정할 것. 현재로써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지난 10월 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사용을 승인하면서 '공사장 안전사고' 등의 위험요인이 발생할 경우 인인 취소 등의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