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한맥증권 '주문 실수' 사태 1년…이달 24일 운명 결정

# 2013년 12월12일.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이기도 했던 이날 오전 9시2분께 한맥증권은 정적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직원이 코스피200 12월물 옵션을 주문하는 과정에서 변수값을 잘못 입력하는 바람에 엉뚱한 가격에 3만7900건의 매물을 한꺼번에 쏟아냈기 때문이다. 한맥증권은 순식간에 463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단 한 번의 주문실수로 파산 위기에 몰린 한맥투자증권의 운명이 이달 말 결정된다. 

1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24일 정례회의를 열고 한맥투자증권의 금융투자업 인가 취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내년 1월1일까지인 영업정지 기간을 앞두고 열리는 마지막 정례회의인 만큼 금융위는 한맥투자증권에 대한 영업정지 기간 연장 또는 금융업 인가 취소를 결정해야 한다. 

금융위는 올해 1월15일 부채가 자산을 초과한다는 이유로 한맥투자증권에 대해 6개월 영업정지를 내린 후 7월2일 또 다시 영업정지 기간을 6개월 연장한 바 있다. 

한맥투자증권은 이 기간 동안 착오거래금액 환수 등을 통해 피땀어린 경영 정상화 노력을 기울였다. 

한맥투자증권에 따르면 착오거래에 따른 매매손실은 463억원에 달했다. 해외 헤지펀드 3곳이 400억원 가량의 이익을 챙겼다. 특히 미국계 헤지펀드 '캐시아'의 이익은 3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맥투자증권은 캐시아에 이익금 반환을 요청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지금도 협상을 진행중이나 난항을 겪고 있다. 

홍콩의 헤지펀드 'IND-X'는 43억원의 이익을 취한 후 입장 표명을 거부한 상태다. 다만 호주에 있는 '옵티버' 측은 착오거래 발생 이후 바로 이익금 전액을 한맥투자증권에 돌려줬다. 

국내의 경우 증권사 자기매매 부문에서 특별이익을 취한 7개 증권사와 전액 반환에 동의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6개 증권사는 이미 관련 이익을 전액 반환했다. 

그러나 유진투자증권은 반환에 합의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음에도 7억원의 이익금 반환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한맥투자증권은 유진투자증권에 대해 '부당이득금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한맥투자증권은 지난 11일 한국거래소에 대해서는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한맥투자증권 관계자는 "거래소는 실현 불가능한 착오거래 구제제도를 이행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당사의 결제보류 요청을 거부했다"며 "제대로 된 제도만 있었어도 당사는 피해를 최소화하고, 정상적인 영업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융당국과 거래소는 지난 9월 비정상적인 주문의 접수 자체를 거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파생상품시장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한편 한맥투자증권 측은 금융위 정례회의에 앞서 22일 청문절차에 참석해 인가 취소에 대한 부당성을 피력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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