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시중자금, 제일모직 공모주 청약에 몰릴 듯

청약 자금규모 올해 최대치였던 삼성SDS(16조원) 추월 전망

#서울 압구정동 증권사 지점에 근무하는 윤모(31)씨는 최근 제일모직 공모주 청약을 문의하기 위해 몰려드는 고객들로 눈 코 뜰 새가 없다. 증권사 거래가 뜸했던 노년층들까지 공모주 청약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자식과 함께 지점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게 윤씨의 전언이다.

이달 10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제일모직 공모주 청약에 시중자금이 밀물처럼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일모직 공모주 청약 자금 규모는 올해 최대치를 기록했던 삼성SDS 청약(청약 증거금 16조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데다 삼성SDS에서 상당 수익을 올린 투자자들이 가세해 공모주 투자 열풍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제일모직이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최대 수혜주라는 점도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길만한 요소다.

제일모직 공모주는 주관사인 KDB대우증권(75만8065주)을 비롯해 우리투자증권(61만2903주), 삼성증권(48만3871주), 신한금융투자(4만8387주), 하나대투증권(4만8387주), KB투자증권(4만8387주) 등 6곳이다.

청약은 10일 오전 8시부터 11일 오후 4시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해당 증권사에 계좌를 개설한 후 직접 방문하거나 온라인으로도 청약이 가능하다.

◇공모가 5만3000원…희망 공모가 최상단

제일모직은 패션, 건설, 레져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회사로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다.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주주의 지분은 ▲이재용 부회장 25.1%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8.4%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 8.4% ▲이건희 회장 3.7% 등이다.

공모 주식 2874만9950주 중 574만9990주(20%)가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되고 나머지 1437만4975주(50%)가 기관투자자들에게 돌아간다. 일반투자자에게는 20%인 574만9990주, 고위험고수익투자신탁에 287만4995주(10%)가 배정된다.

지난 3~4일 기관투자가의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공모가는 희망 공모가(4만50000원~5만3000원)의 범위 상단인 5만3000원으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제일모직의 공모 규모는 총 1조5237억원에 달한다.

지난달 14일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삼성 SDS의 경우 시초가가 38만원으로 공모가보다 두 배나 뛰어올랐다.

◇증권가, 목표주가 7~9만원 선

증권업계에서 제시한 제일모직의 목표주가는 7~9만원선이다.

가장 높게 잡은 곳은 키움증권(9만1000원)이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의 영업가치에 제일모직이 보유한 삼성생명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지분가치를 합치면 기업가치가 약 10조5000억원으로 계산된다"며 "이에 따라 주당 목표가를 9만1000원으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하이투자증권의 목표가는 약 77000원이다. 패션 및 FC사업부문의 글로벌 성장을 비롯해 삼성그룹 바이오 관련 신수종 사업에서 핵심이 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성이 기업가치 상승 가능성을 증대시킬 것이라고 봤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은 사업구조가 다각화 돼 있어 경기변동에 민감하지 않다"며 "안정적인 매출기반과 함께 부문별 경쟁력이 높아 지속적인 수익성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TB투자증권은 7만원을 목표가로 잡았다. 단기 영업가치 성장은 제한적이지만 향후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 성장의 여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영업가치 3조5000억원, 지분가치 3조4000억원, 부동산 및 바이오로직스 2조6000억원, 순차입금 1조4300억원을 합산해 기업가치를 8조1300억원으로 봤다.

오진원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가치 판단의 변수는 삼성생명, 삼성바이오로직스, 부동산 등 비유동자산 가치의 현실화 여부"라며 "지주회사 성격의 강화가 제일모직 주가의 핵심 동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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