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신제윤 "국내 금융사 지배구조, 기대수준 못미쳐"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14일 "국내 금융사 지배구조의 외형과 모양새는 국제 기준에 근접했지만 형식적인 운용으로 인해 주주와 시장, 그리고 감독당국의 기대 수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냉정한 평가"라고 지적했다.

신 위원장은 이날 오후 전국경제인연합회관에서 열린 한국경제연구원·아시아금융학회 공동세미나에서 축사를 통해 "금융업이 주주가치를 지키면서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금융사 내부에서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견제하는 견고한 지배구조가 갖춰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2008년 금융위기와 최근의 KB사태에서 경험했듯이 금융회사의 건전성과 경쟁력,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위해서는 최고경영자(CEO) 리스크의 안정적 관리와 함께 사외이사와 이사회 등이 제도의 본래 취지대로 작동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금융사 스스로 각자의 성장경로와 조직문화 등에 적합한 최적의 지배구조를 구축하는 데 많은 노력과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외부전문기관의 컨설팅을 받든지 선진국의 모범사례를 벤치마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KB금융지주의 지배구조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KB금융지주에 대한 LIG손해보험 자회사편입 승인을 사실상 차기 회장 선임 이후로 보류하기로 했다.

한편, 신 위원장은 한국의 금융을 위협하는 세 가지 요소로 ▲본연의 자금중개 기능 미흡 ▲반복적인 금융사고 ▲낡은 검사·제재관행을 꼽았다.

그는 "우리 금융은 아직도 담보와 보증 등 낡은 방식에 기반한 단순자금 중개에 머물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여신·인사시스템을 개선하고 기술금융 실적과 역량을 점검·평가해 창조금융에 앞장서는 은행에게는 확실한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금융규제를 과감히 개혁해 해외 신시장 진출, 100세 시대 자산관리 등 새로운 시장 개척을 뒷받침하겠다"며 "최근 정보통신기술(ICT)과 금융간의 융합 등 새로운 트렌드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편의는 취하되 정보보호 문제도 소홀히 하지 않는 양방향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금융사가 낡은 관행에 안주하는 것은 스스로의 혁신 노력이 부족한 탓도 있지만 과도하고 낡은 규제와 숨은 규제,그리고 일관성 없는 감독과 사후 부실문책 등의 감독관행에도 그 책임이 없지 않다"며 "불합리한 규제와 검사·제재 등 감독관행은 정부가 앞장서서 개혁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 동안 금융권을 위축시켜온 감독당국의 과도한 개인제재를 원칙 폐지하고, 금융회사 내에서도 합리적 부실에 대해서는 인사상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금융문화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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