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농협중앙회 ‘장삿 속’ …인사권 포기?

지자체장에 농협중앙회 안성시 지부장 임명 ‘거부권’ 충격

황은성 안성시장과 이병택 농협중앙회 안성지부장은 실과 바늘이다. 황 시장이 가는 자리엔 늘 이 지부장이 함께하기 때문이다. 주위에선 이들 관계를 첨엔 곱지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지만 언제부턴가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달 2일 추석 전 황 시장은 베트남 자매결연 도시 뚜엥광성에 4박5일간의 일정으로 타잉뚜엔 축제에 다녀온 것이 뒤늦게 밝혀졌다. 안성시와 뚜엥광성은 지난 2009년부터 교류를 맺었다. 지난 해 바우덕이 축제에 뚜엥광성 대표단이 내방했고 이번엔 황 시장이 뚜엥광성 초청으로 답방차원이다.

베트남 출국 길엔 이 지부장도 함께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시장은 초청을 받아 갔다지만 이 지부장은 초청장도 없이 어떻게 다녀왔는지 의문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이 지부장은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황 시장과 이 지부장의 친분관계가 도를 넘는 것 아니냐”는 눈총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지부장은 왜 황 시장의 주변을 맴돌까. 도대체 농협과 안성시는 어떤 연결고리가 있을까. 그에 대한 해답은 잘못된 관행에서 찾을 수 있다.

시군 농협지부장 임기는 통상적으로 2년이다. 혹 운이 좋아 자치단체장과 끈끈한 밀월 관계를 과시하면 임기가 4년으로 연장된다. 이 지부장도 2년 연장의 은혜를 입어 올 12월말 4년 임기를 앞두고 있다. 임기 연장 사례는 극히 드물어 안성에선 이 지부장을 포함해 역대 단 두 명뿐이다.

지부장의 임명권은 농협중앙회가 갖고 있지만 자치단체장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무용지물이다. 농협중앙회는 단체장과 관련 있는 인물 중 복수 후보자를 단체장에 추천하고 단체장이 이들중 하나를 선택하는 형식이다. 아니면 단체장이 제3의 인물을 선택해도 된다. 이같은 잘못된 관행에 따라 지부장들이 단체장에게 잘 보여야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잘못된 관행은 안성뿐만 아니다. 시청내 시 금고를 유치하고 있는 자치단체들 역시 같은 처지로 보여진다. 안성의 경우 1년 예산액은 6000억원에 육박하고 공무원 가족 통장 이용 고객 등 파생효과까지 따지면 약 1조원에 이를 것으로 공직내부는 추정한다.

막대한 이권이 걸린 시금고를 농협이 놓칠 수는 없다. 그래서 농협은 장사속에서 단체장에게 임명권을 넘겨주고 단체장은 자신의 입 맛에 맞는 지부장을 선택한다. 이같이 잘못된 관행의 악 순환의 구조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이는 금융 상도덕을 뒤엎는 행위로 비판받아 마땅한 대목이다.

이에 대해 이 지부장은“황 시장과의 인간적인 친분이 두터운 것을 오해한 것 같다”면서 “2년 임기도 못박혀 있지 않다. 상황에 따라 1년만에 바뀔 수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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