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초기수수료 비율 인하 정책으로 인해 보험설계사 시장에 찬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만명이 넘는 설계사가 다른 직업을 찾아 떠났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말 현재 생명보험업계와 손해보험업계에 등록된 설계사의 수는 31만5998명으로 지난해 9월(32만6340명)에 비해 1만342명 줄었다.
이같은 설계사 수 감소 추세는 금융당국이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초기 수수료 비율을 줄이라고 지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의 계획대로라면 설계사 초기 수수료 최대 지급비율은 올해는 70%, 내년에는 60%, 2015년에는 50%까지 줄어든다.
이처럼 보험 가입자에게 받는 첫 수수료가 줄어들 경우 설계사들이 이 직업을 유지하기가 힘들어진다고 업계는 설명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설계사가 줄어드는 건) 초기 수수료가 줄어든 탓이 클 것"이라며 "설계사가 월 200~300만원의 수입을 올리려면 일정 궤도(고객 수)에 올라야 가능한데, 초기 소득이 줄어들면 직업에서 이탈할 수 있는 유인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초기 비교적 초기 수수료를 많이 지급하던 생명보험사의 설계사 수가 크게 줄었다.
지난 9월말 생명보험업계 등록설계사 수는 14만9083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8655명 줄었다. 감소한 설계사 중 80% 이상이 생보업계의 설계사인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명보험에는 종신보험이나 변액보험 등 보험료의 규모가 큰 상품이 많다보니 초기 수수료 지급비율의 축소로 감소되는 수입도 손보업계보다 크기 때문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세계 금융위기 이후 국내에 불황이 불어닥치면서 설계사 직종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종사자가 3만명 이상 늘어났지만, 판매채널의 다변화로 예전만한 수입을 벌어들이지 못하면서 이탈한 설계사들도 상당수인 것으로 추정된다.
생명보험업계의 경우 지난 상반기(2013년 4~9월)동안 설계사를 통해 걷어들인 초회보험료 비중은 18.9%로, 3년 전 같은 기간(23.1%)에 비해 크게 줄었다.
대신 방카슈랑스의 경우 비중이 68.2%에서 73.5%로 증가하면서 설계사들의 수입원이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업이 한창 성장할 때는 설계사들의 수입이 꽤 높았지만, 방카슈랑스 채널 등이 확대되면서 유치할 수 있는 고객의 파이가 점점 적어지는 추세"라며 "이 추세가 계속된다면 설계사의 감소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