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BW 신주 상장이 크게 늘어 수급불균형 우려마저 낳고 있다.
보통 BW발행 이후 1년이 지나면 신주 상장이 이뤄지는데, BW발행이 금지되기 직전인 2013년 6월~8월에 발행된 분리형 BW의 신주 상장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상황이다.
BW(Bond with Warrant)는 일정기간이 지나면 사전에 정해진 가격으로 해당 회사의 주식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warrant)가 부여된 채권이다. 발행 형태에 따라 사채와 신주인수권을 분리해 양도할 수 있는 '분리형'과 결합해서만 양도할 수 있는 '비분리형'이 있다.
분리형 BW는 코스닥 기업들에게 오너들의 지분을 유지 또는 확대하면서도 외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으로 활용됐다. 하지만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2013년 8월말 이후 분리형 BW발행은 금지됐다.
코스닥 기업들은 2013년 4월부터 BW발행을 늘리기 시작해 발행이 금지되지 직전인 6~8월 중순에는 집중적으로 BW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101개 코스닥 기업들이 BW발행을 결의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무려 4배나 많은 것이다. 발행금액도 9000억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대규모 BW전환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체에 미치는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발행된 BW는 최대주주가 인수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분리형 BW 발행 제한 시점에 임박해서 발행된 BW는 자금 조달보다는 주로 경영권 강화와 증여 등의 목적으로 발행됐다. 그래서 최대주주가 이를 인수한 경우가 많다.
오는 30일 권리 행사 시점을 맞는 젬백스테크와 에코프로는 모두 신주인수권 인수자가 최대주주 및 임원이다. 현재 상장 주식 수 대비 BW 잔량 비중은 각각 10%, 4%다.
하나대투증권 이영곤 연구원은 "지난해 대규모로 발행된 BW는 분명히 코스닥 시장에 부담 요인이지만 추가적인 외부 충격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현재의 시장 체력으로 대부분 소화 가능할 것"이라며 "실제 시장에 매물화 되는 물량이 우려만큼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현재의 시장 체력으로는 감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최대주주가 지분을 저가에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서 BW발행 후 1년 동안은 실적 부진 등으로 주가가 약세를 보이다가 1년 후 실적 개선과 함께 주가가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2013년 6~8월에 발행(이사회 결의일 기준, 워런트가 소각된 기업의 BW는 제외)된 BW 중 79%의 BW가 주가 하락으로 당초 예정보다 더 낮은 전환가로 조정됐으며 전환물량도 증가했다.
이 연구원은 "재무적 투자자가 BW를 인수한 종목 중에서 상장주식수 대비 전환물량 비중이 높은 종목, 전환가격과 현 주가의 괴리도가 10%이상인 종목의 경우에는 매물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