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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VO컵]마지막이라는 이름으로…'하나 된' LIG손보

당장 이번 시즌부터 LIG손해보험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나서게 될 지도 모를 LIG손해보험이 절박함으로 똘똘 뭉쳤다.

LIG손해보험은 20일 오후 2시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4 안산-우리카드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B조 첫 경기에서 대한항공을 세트스코어 3-1(25-23 22-25 25-17 25-18)로 물리쳤다.

LIG손해보험은 모기업인 LIG그룹 차원에서 KB금융지주에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다. 배구단 인수 여부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긍정적으로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전 LIG손해보험 문용관 감독은 "그룹 인수가 11월께 끝난다고 알고 있다. 2014~2015 시즌 직전이나 직후가 될 것 같다"면서 "마지막까지 LIG라는 이름을 달고 뛰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컵대회 준비에 여념이 없던 상황에서 전해진 매각설은 선수단에도 곧 전해졌고 뒤숭숭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LIG손해보험은 값진 승리를 따냈다. 구단 가치 차원에서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가 될 수 있다.

결과보다 과정이 좋았다. 큰 점수 차로 뒤지고 있다가도 끝내 점수를 뒤집는 끈기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경기 초반 지난 정규리그 이후 약 4개월 만에 나선 공식경기인 터라 손발은 맞지 않았지만 집중력이 뛰어났다. 1세트 14-20으로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연속득점에 성공하며 점수를 뒤집었다.

김진만의 퀵오픈 공격을 신호탄으로 점수 차를 좁혀나간 LIG손해보험은 내리 8득점에 성공하며 21-20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약점을 물고 늘어지는 모습에 대한항공은 흔들렸고, LIG손해보험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는 분명 지레 포기했던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비록 앞서 나가던 흐름에서 2세트를 내주기는 했지만 남은 세트는 달랐다.

한 번 잡은 승기를 놓치지 않았다. 3세트를 25-17로 가볍게 접수한 LIG손해보험은 4세트 역시 7점 차로 넉넉히 따돌리고 승리를 확정했다.

주포 김요한과 기대주 이강원은 각각 17점씩을 올리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손현종도 10득점으로 두 자릿 수 득점으로 승리에 힘을 보탰다.

경기 후 김요한은 "이번 대회가 (LIG 마크를 달고 뛰는) 마지막 대회이니 아무래도 마음가짐이 달랐다"면서 "여러가지 의미를 담아서 선수들이 더 열심히 준비했다"고 전했다.

이어 "LIG가 (그동안)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는데 (새로 그룹을 인수할)KB그룹한테 우리가 좋은 팀이라 어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다"면서 "KB로 바통터치해서도 LIG 정신을 이어가서 좋은 팀으로 남고 싶다"고 덧붙였다.

LIG손해보험은 1976년 창단한 금성통신배구단부터 럭키금성, LG화재를 거쳐 2005년 프로출범에 맞춰 LIG손해보험이라는 이름을 달았다.

문용관 감독은 "LIG손해보험은 1976년 창단해 LG에서 계속 파생돼 온 구단이다. 이번 대회는 새 주인이 우리 선수단의 가치를 평가하는 의미있는 대회"라고 짚었다.

"당장 컵대회 우승보다는 앞으로의 비전을 보여줄 수 있는 대회로 만들고 싶다"던 문용관 감독은 일단 첫 단추를 잘 뀄다.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LIG손해보험에 팬들의 많은 관심이 쏠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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