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나라' 브라질에서 열린 이번 월드컵에서는 여느 때보다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남겼다. 개인적인 이유의 엽기적인 행동부터 축구로 인해 불거진 브라질 소요사태까지 각종 사건 사고들로 가득 채워졌다.
한 달 간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군 브라질월드컵의 화제의 사건들을 정리해 모았다.
▲역사적인 참패…브라질 소요사태로 번져
2014년 7월 9일은 브라질에 잊기 힘든 날로 기억될 전망이다. 독일과의 4강전에서 1-7의 참패를 당했다. 64년 전 '마라카낭의 비극'을 안방 우승으로 치유하려던 브라질은 '미네이랑 참사'로 홍역을 앓았다.
자국 축구가 세계 최강이라고 자부해온 브라질 국민들은 안방에서 독일에 무너지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지만은 않았다. 브라질 곳곳에서 소요 사태가 발생했다.
AFP통신, 영국 BBC 등 해외 언론에 따르면 참패 직후 상파울루에서는 방화 사건이 잇따랐다. 버스 5대가 방화로 전소됐다.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폭력 사건을 막기 위해 나섰던 경찰이 부상을 당했다. 마트 등에서는 각종 약탈 사건이 벌어졌다.
AP통신은 "분노에 브라질 국기를 찢는 관중들이 있었고, 길거리로 쏟아져 나온 사람들이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 일부는 국기를 불태우기도 했다"며 성난 브라질의 민심을 전했다.
한국 외교부는 곧바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브라질이 월드컵 4강에 탈락함에 따라 브라질 각지에서 소요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브라질에 체류 중인 국민들은 안전에 각별히 조심하라"고 경계를 당부했다.
또한 "브라질을 대표하는 코파카바나 해변에서는 강도와 폭력 사건이, 헤시피 지역에서는 소요사태가 보고됐다. 경찰관이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고 현지의 혼란 상황을 전했다.
▲네이마르 척추부상에 '수니가 살해 위협'
브라질 최고의 스타 네이마르(22· FC바르셀로나)가 경기 도중 쓰러졌다. 대회 막바지에 터진 가장 큰 이슈는 네이마르의 부상이었다.
네이마르는 지난 5일 열린 콜롬비아와의 8강전때 상대 수비수 후안 수니가(29·나폴리)에게 허리를 가격당했다. 병원으로 곧장 실려간 네이마르는 척추 골절 진단을 받았다. 더이상 월드컵 출전이 불가능했다.
수니가는 여러 채널을 통해 고의성은 없었다고 해명했고 거듭 사과했다. 브라질-독일의 4강전을 앞두고는 브라질을 응원하기도 했다. 브라질이 참패를 당하자 본인 트위터를 통해 '신이시여, 저를 보호하소서'라며 불안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간판 스타의 월드컵 마감 탓에 브라질 국민의 분노는 수그러들 줄 몰랐다. 브라질이 네이마르 없이 치른 독일과의 4강전에서 1-7로 참패를 당하자, 군중심리는 끓어올랐다.
급기야 브라질 마피아까지 나서 자국 영웅을 다치게 한 상대 선수에 대한 응징을 선포했다. 이에 맞서 콜롬비아 마피아는 수니가에게 불상사가 생긴다면 더 큰 보복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독일 DPA통신 등에 따르면 콜롬비아 정부는 수니가의 소속 클럽이 있는 이탈리아 나폴리 정부에 신변보호를 요청한 상태다.
축구장에서 일어난 사고가 자칫 마피아 전쟁으로 비화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핵이빨 재등장' 우루과이 수아레스, 이탈리아 키엘리니 깨물어
우루과이 대표로 나선 '그라운드의 악동' 루이스 수아레스(27·리버풀)가 경기 도중 엽기적인 행동으로 전 세계 축구팬들을 경악케 했다. 16강 진출 티켓이 걸린 이탈리아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상대 수비수 조르조 키엘리니(30·유벤투스)의 어깨를 깨물었다.
0-0으로 팽팽한 상황에서 경기가 마음대로 풀리지 않자 상대 수비수 어깨를 깨무는 비신사적인 행동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우루과이는 평정심이 흔들린 이탈리아를 상대로 1골을 넣어 16강에 올랐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사후 징계로 수아레스의 16강전 출전을 막았다.
A매치 9경기 출장 정지와 함께 4개월 간 축구와 관련된 모든 활동을 금지시켰다. 벌금 10만 스위스프랑(약 1억1400만원) 등의 중징계를 내렸다.
수아레스는 경기 직후 "경기 중에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치부했다가 FIFA에 보내는 진술에서는 "실수로 부딪힌 것"이라며 고의성이 없었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스페인 FC바르셀로나의 이적을 앞두고 FIFA 징계가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나오자 트위터를 통해 키엘리니에게 사과했다. 재발 방지도 약속했다.
키엘리니는 곧바로 '다 잊은 지 오래'라면서 징계 완화를 바란다는 덕담을 건넸다. 훈훈한 '트위터 회담' 탓인지 FIFA는 이적과 관련한 행위는 가능토록 징계를 완화했고, 수아레스는 결국 바르셀로나 이적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