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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WC결산]'1-7 참패' 브라질·'조별리그 탈락' 스페인 '이변 속출'

여느 월드컵이나 '공은 둥글다'는 원리를 몸소 증명하는 팀이 있다.

약한 팀이 강팀을 꺾는 이변은 일어나게 마련이다. 이번 월드컵도 이변은 비켜가지 않았다. 유례를 찾기 힘든 이변들이 속출하며 개최국 브라질이 들썩였다.

개최국 브라질의 예상치 못한 참패는 가장 큰 이변으로 꼽힌다.

브라질은 지난 9일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의 이스타지우 미네이랑에서 열린 독일과의 브라질월드컵 4강전에서 1-7이라는 치욕적인 참패를 맛보았다.

비슷한 전력의 강호끼리 맞붙는 준결승전에서 7골이 터진 것은 월드컵 역사상 처음이다. 6골이 터진 경우는 세 차례 있었다.

초대대회인 1930우루과이월드컵(아르헨티나 6-1 미국·우루과이 6-1 유고슬라비아)과 1954스위스월드컵(서독 6-1 오스트리아)에서 6골이 나왔다.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66) 브라질 감독은 스스로 "축구 인생에 있어 최악의 순간"이라고 개탄했다.

해외 언론들도 갖가지 표현을 사용해 당시의 충격을 전했다. 영국 BBC는 "앞으로 50년 동안 못 잊을 경기"라고 했고, 미국 ESPN은 "브라질이 독일에 항복을 선언했다"고 혹평했다.

브라질의 참패는 통상적인 표현의 단순한 이변 수준을 넘어섰다. 당분간 지우기 힘든 '최다', '최초' 등의 여러 기록들을 남겼다.

브라질이 내준 7골은 역대 월드컵 사상 4강전에서 나온 최다실점이다. 브라질이 역대 월드컵에서 거둔 최다실점 패배이기도 하다.

자국에서 열린 각종 A매치에서 패배를 당한 것은 1975년 9월 열린 페루와의 코파아메리카 준결승전 이후 약 38년 만이고, 6골차 패배는 브라질이 국가대항전에 나선 1920년 이후 94년 만에 처음 맛본 굴욕이었다.

또다른 충격적인 이변의 희생자로는 스페인을 빼놓을 수 없다. 브라질이 대회 막바지에 이변을 장식했다면 스페인은 가장 먼저 충격을 안겼다.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은 지난달 14일 벌어진 네덜란드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1-5로 역전패했다.

스페인 입장에서는 월드컵 무대에서 겪은 역대 두 번째에 해당하는 참패였다. 스페인은 1950년 브라질월드컵에서 개최국 브라질에 1-6으로 대패한 이후 64년 만에 참패하는 충격을 맛보았다.

유로2008, 2010남아공월드컵, 유로2012까지 메이저 대회 3연속 정상에 오르며 스페인식 '티키타카'를 전 세계에 이식한 스페인이었지만 같은 조의 칠레에까지 무릎을 꿇으며 만신창이 모습으로 귀국 보따리를 쌌다.

월드컵 최다 무실점 기록에 도전한 GK 이케르 카시야스(33· 레알 마드리드)는 월드컵 무실점 행진을 477분에서 마무리했다. A매치 경기당 평균 1점대 미만 실점을 해오던 카시야스는 이날 한 경기 개인 최다 실점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반면 '북중미 복병' 코스타리카는 긍정적인 측면에서 최대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코스타리카는 월드컵 사상 첫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코스타리카는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 월드컵 4회 우승에 빛나는 전통의 강호 이탈리아, 전 대회 4강에 빛나는 우루과이와 함께 죽음의 조에 속했지만 조 1위로 당당히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했다.

대진운까지 받쳐준 가운데 16강 진출팀 중 가장 약한 전력으로 분류된 그리스를 꺾고 8강에 올랐고, 파죽지세의 기세로 네덜란드까지 혼쭐을 내며 4강을 바라보기도 했다.

아깝게 승부차기 끝에 3-4로 져 월드컵을 마무리했지만 코스타리카는 전 세계 축구팬들로부터 '아름다운 도전'이라고 박수를 받았다.

강팀을 상대로 한 선수비 후역습이라는 확실한 팀 컬러로 무장한 코스타리카는 스리백이라는 전술적인 화두를 던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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