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이 10여년 간 근절을 위해 분투해온 월드컵 암표 스캔들이 6억 달러 규모의 값비싼 티켓 시장인 이번 브라질에서도 어김없이 재현되었다.
제프 블래터 회장이 최근 몇 년 동안 월드컵 개최지 선정 잡음과 각종 특혜 관련된 임원들을 색출하는 등 비리 근절과 예방책 마련에 노력을 기울였지만, 브라질 경찰은 8일(현지시간) 브라질 월드컵의 공식 의료지원 업체인 매치(MATCH)서비스사의 레이 웰런 이사를 암표 밀거래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은 그가 자신의 업체에 할당된 82매의 입장권을 암표 판매조직과 거래해 부당 이득을 챙겼다고 밝히고, 이 같은 사실은 브라질 경찰이 지난주 검거한 11명의 입장권 불법 판매 조직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그 실체가 드러났다고 말했다.
웰런은 하루 뒤 일단 풀려나 블래터 회장이 묵고 있는 최고급 호텔 코파카바나 팰리스의 호화 객실로 돌아갔지만 FIFA는 가뜩이나 월드컵 반대 시위가 요란한 브라질에서 해묵은 암표 사건까지 재발해 창피를 당하게 됐다.
웰런이 소속된 매치 그룹은 FIFA와 30년 이상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온 멕시코의 바이롬 가문이 창설한 업체로 1994년 미국 월드컵 때부터 남미에서의 지원을 도맡아왔고, 웰런은 창업자인 하이메 바이롬과 엔리케 바이롬 형제와 처남 매부 간이기 때문이다.
브라질 경찰은 FIFA 회장단과 임원이 묵고 있는 코파카바나 호텔을 본부로 삼고 고위층의 암표 밀매를 이번에 집중 수사해 왔다. 그 결과 변호사와 전직 경찰을 포함한 암표 판매조직이 각국 대표팀 관계자와 월드컵 후원 업체, 비정부기구 등에 할당된 입장권을 확보한 뒤 공식 가격의 3배에서 최고 20배 가격에 판매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매치 측은 회사로서는 아무런 위법 행위를 저지른 것이 없다며 암표 관련 사건 일체를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