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궁지에 처한 러시아, 북한과의 관계 적극 개선…6자회담에 악영향 우려

 우크라이나 사태로 서방과의 대립 속에서 궁지에 처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과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4일 AP통신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핵심 외교 정책인 '피벗 투 아시아(아시아로의 외교중심축 이동)'에 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중국과의 유대 관계 증진으로 대응해 왔으며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에는 북한 정권이 러시아로부터 경제 무역과 개발 약속을 받아내는 횡재를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통신은 또 "북한의 입장에서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는 '절호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면서 "옛 소련 붕괴 이후 경제난, 핵무장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에 시달려온 북한은 중국에 전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었지만 러시아와의 유대로 경제적 지원뿐만 아니라 외교적 균형까지 얻을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러시아 또한 북한의 핵무장에는 경계해 왔지만 이에 앞서 지난달 5일 푸틴 대통령은 소련 시절 북한에 빌려준 채무를 90% 탕감하는 협정 비준안에 최종 서명한 바 있다. 아울러 러시아는 북한이 상환한 자금을 다시 북한의 보건·교육·에너지 분야 프로젝트에 재투자하게 돼 있고, 향후 북한과 러시아는 더 적극적인 경제협력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전문가인 미치시타 나루시게(道下德成) 일본 국립정책대학원 교수는 "러시아는 북한과의 관계 증진으로 미국과 일본에 맞서고 있다"며 "서방의 제재에 굴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이 푸틴이 북한에 적극 '구애'하는 중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미치시타 교수는 같은 날 유엔이 크림반도 러시아 합병에 대한 러시아를 비난하는 결의를 채택한 것을 덧붙여 언급했다.

러시아의 북한 전문가인 알렉산더 보론트소프는 "지난 4월 유리 트루트네프 러시아 부총리가 사흘 간 북한을 방문한 것은 러시아와 북한의 관계가 '일종의 르네상스'를 맞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북·러 관계 강화는 국제사회의 북한 핵 포기 노력이 더욱 어려워지게 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러의 틈과 이로 인한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참가국의 불일치한 모습은 향후 6자회담 재개를 더 어려워지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니엘 핑크스톤 국가위기그룹 소장은 "북한은 지도부의 세계관, 이데올로기 및 인식에 따라 행동한다"면서 "선군 사상이 주도하는 북한은 전 세계의 비핵화가 실현되기 전, 절대 먼저 비핵화를 선언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핑크스톤 소장은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은 고립된 북한이 6자회담에 나올 수 있는데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북한이 이를 미국, 일본 심지어 중국을 상대로 협상에서 자신의 위치를 강화하는 데 이용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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