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죽은 딸 복수위해 범인 납치해 법정 세운 佛 아버지, 재판결과에 관심쏠려

자신의 손으로 딸의 죽음에 복수한 프랑스의 76살 아버지의 수십 년에 걸친 임무 수행에 대한 재판이 22일(현지시간) 프랑스 동북부 물루즈에서 시작돼 재판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재판은 또 하나의 사건을 놓고 프랑스와 독일 두 나라에서 서로 엇갈린 판결을 내려 양국 사법부 간 자존심까지 걸려 있다.

앙드레 밤베르스키는 5년 전인 2009년 독일의 전직 의사 디터 크롬바흐(79)를 하수인을 시켜 납치, 밧줄로 묶은 채 프랑스 법원 앞에 데려다 놓은 혐의를 받고 있다.

밤베르스키와 크롬바흐의 악연은 크롬바흐가 밤베르스키의 딸 칼링카 밤베르스키의 의붓아버지가 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칼링카는 1982년 15살의 나이로 크롬바흐의 집에서 시체로 발견됐다.

밤베르스키는 크롬바흐가 칼링카를 성폭행하기 위해 위험한 약물을 주사해 칼링카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법원은 1995년 크롬바흐가 궐석한 가운데 열린 재판에서 밤베르스키의 주장을 받아들여 징역 15년 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프랑스 법원의 판결 뒤 독일 법원은 똑같은 사건을 놓고 밤베르스키의 주장을 입증할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기각 결정을 내렸다.

그런 가운데 2년 뒤인 1997년 크롬바흐는 자신의 환자이던 16살 소녀를 마취시킨 뒤 성폭행한 혐의로 유죄가 인정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밤베르스키의 주장은 더욱 힘을 얻었다.

하지만 독일 법원은 2004년 일자부재리의 원칙을 들어 프랑스의 범죄인 인도 요청을 거부했다. 밤베르스키는 그러자 2009년 하수인을 고용해 크롬바흐를 납치, 프랑스 법원 앞에 데려다 놓음으로써 법의 심판을 받도록 했다.

프랑스 법원은 궐석 재판 때와 같이 크롬바흐에게 징역 15년 형을 또다시 선고했고 프랑스 대법원은 지난달 크롬바흐에 대한 15년 징역형을 최종 확정지었다. 크롬바흐는 현재 프랑스의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그러나 밤베르스키 역시 납치를 교사한 혐의로 법정에 서는 것을 피할 수 없었다. 유죄가 인정될 경우 그는 최고 10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밤베르스키의 변호사 로앙 드 꼰느는 "기본적으로 프랑스 법원의 판결을 집행하려 한 사람을 법원이 기소할 수는 없다"면서 "밤베르스키는 자신의 방법으로 아버지로서의 의무를 다 하려 한 것이며 정의를 바로 세우려 한 것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크롬바흐의 변호사 이브 레바노는 "밤베르스키의 크롬바흐 납치는 크롬바흐가 유죄라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그러나 독일 법원은 이미 크롬바흐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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