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교향악단(대표 박현정)이 8월 영국 최대의 여름 음악축제인 BBC 프롬스에 초청됐다. 대한민국 오케스트라 중 처음이며 2001년 NHK 심포니 오케스트라 이후 아시아에서 두 번째다.
NHK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기도 했던 서울시향 정명훈(61) 예술감독은 지난 1월 "뛰어난 사람이 많이 모였고 역사가 길기 때문이죠. 그 오케스트라를 잘 알죠. 서울시향이 연주한 말러 교향곡 9번을 그곳에서도 했어요. 지나치게 자랑하는 것일 수 있는데 우리 연주가 좋다고 봅니다"라고 말했다.
두 팀의 연주력을 간접적으로나마 비교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
서울시향이 23일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정명훈의 지휘로 '말러 교향곡 5번: 더 브릴리언트 시리즈 II'를 연다. NHK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8년 만이 6월1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올라 말러 교향곡 4번을 연주한다. 1주 간격으로 두 교향악단이 모두 말러를 들려주는 셈이다.
2010~2011년 말러 사이클로 주목 받은 정명훈과 서울시향이 이번 무대에서 선보이는 '교향곡 5번'은 말러가 남긴 '가장 대중적인 작품'으로 손꼽힌다. '암흑에서 광명으로'라는 독일 이상주의적 구성 원리에 충실한 작품이다. 부인 알마에 대한 말러의 애정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4악장 '아다지에토'는 이탈리아 영화감독 루치노 비스콘티(1906~1976)의 영화 '베니스의 죽음'의 배경음악으로 삽입, 더욱 유명해졌다.
서울시향은 세계적인 음반사 도이치 그라모폰(DG) 레이블로 말러 교향곡 1, 2번을 내놓아 호평을 받았다. 이번 연주에서도 DG 음반 발매를 위한 실황 녹음이 이뤄진다.
이와 함께 만 14세에 뛰어난 기량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피아니스트 임주희가 쇼팽의 초기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피아노 협주곡 1번'으로 서울시향에 데뷔한다. 이날 공연은 매진됐다. 서울시향은 6월5일 정명훈의 지휘로 말러 2번을 선보인다.
NHK심포니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말러 교향곡 제4번은 말러의 교향곡 제2번, 3번과 더불어 3부작을 이룬다. 천상의 삶을 표현하기 위해서 그가 예전에 작곡해둔 가곡 '천상의 삶'을 이 교향곡의 4악장에 사용했다. 특히 이 악장의 소프라노 부분이 핵심이다.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라페니체 극장 등 유럽무대에서 각광받고 있는 소프라노 로자 페올라가 처음으로 내한한다.
NHK심포니오케스트라는 샤를르 뒤트와, 블라디미르 아시케나지,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 앙드레 프레빈과 같은 세계적인 지휘자와 함께하며 성장했다. 2015~16 시즌부터는 최근 각광받는 에스토니아 출신 거장 파보 예르비가 수석 지휘자로 나선다.
7번째 내한공연이다. 1969년 시민회관(현 세종문화회관)에서 첫 내한공연한 이래 1978, 1991, 1993, 2002, 2006년 공연까지 총 6차례 한국을 방문했다.
이번 무대에서는 말러 4번과 함께 프로코피예프 피아노협주곡을 연주한다. 이 곡은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협연자로 나선다. 그녀의 기교와 힘이 돋보이는 레퍼토리다. NHK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매끄럽고 기품 있는 사운드와 조화가 기대된다. 손열음과 NHK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협연한 2005년 일본 무대 이후 9년 만이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펼치는 '금호월드오케스트라시리즈'의 하나로 일본국제교류기금이 함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