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코트의 황제' 라파엘 나달(28·스페인·세계랭킹 1위)이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무투아 마드리드 오픈에서 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나달은 12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대회 단식 결승에서 일본 테니스 왕자 니시코리 게이(25·세계랭킹 12위)에 기권승을 거뒀다.
1세트를 게임스코어 2-6으로 내준 나달은 2세트를 6-4로 가져왔다. 나달은 3세트 게임스코어 3-0으로 앞선 상황에서 니시코리가 엉덩이 부상을 이유로 경기를 포기, 그대로 이겼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한 나달은 2년 연속 정상 등극에 성공했다. 나달이 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2005, 2010, 2013년에 이어 4번째다.
클레이코트의 최강자로 꼽히는 나달은 지난달 몬테카를로 롤렉스 마스터스와 바르셀로나오픈에서 잇따라 8강 탈락의 아픔을 겪었으나 이번 대회 우승으로 체면을 살렸다.
하지만 나달은 이날 경기에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나달은 "종종 내가 어디 있는지 모를 때가 있었다. 스스로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나달의 삼촌이자 코치인 토니 나달은 "우리가 우승할 자격이 없었다. 니시코리가 우승해야 마땅했다. 그는 경기 내내 우리보다 좋은 플레이를 펼쳤다"며 "오늘 우리는 운이 좋았다"고 밝혔다.
니시코리는 올 시즌 세 번째 투어 대회 우승에는 실패했으나 이날 대회가 끝난 뒤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9위로 올라섰다. 이는 아시아 남자 선수 역대 최고 순위 타이기록이다.
니시코리는 "무척 아쉽다. 오늘 경기 내내 나의 인생에서 가장 좋은 플레이를 했다"면서도 "그래도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함께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무투아 마드리드 오픈 결승에서는 미녀 테니스 스타 마리아 샤라포바(27·러시아·세계랭킹 7위)가 세계랭킹 5위 시모나 할렙(23·루마니아)을 2-1(1-6 6-2 6-3)로 꺾고 정상에 섰다.
지난달 말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포르셰 그랑프리에서 우승한 샤라포바는 올 시즌 두 번째 우승을 맛봤다. 샤라포바가 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