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2일(현지시간) 우리나라 어린이날(5일)을 앞두고 세월호 희생 학생들을 추도하는 이례적인 성명을 냈다.
케리 장관은 이날 미 국무부 사이트에 게재한 '한국의 어린이날'이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미국 국민을 대신해 어린이날을 맞아 한국의 어린이와 가족들에게 진심어린 희망을 전한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어린이날 한국은 특히 우리의 마음에 걸린다"면서 "세월호 침몰 사고로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가족에게 애도를 표하며 한국인과 슬픔을 함께 한다"고 전했다.
이어 케리 장관은 "나 자신도 아버지와 할아버지로서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겪는 고통을 상상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한다"면서 "어떤 부모도 자식을 잃는 경험을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비극의 순간 우리는 우리의 아이들이 얼마나 소중한 선물인지를 깨달아야 한다"면서 "이번에 희생된 어린 학생들을 기억하며 우리는 미래 세대의 복지증진과 건강, 안전, 교육을 위해 협력하는 의지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이 중요한 순간 미국은 한국의 파트너이자 동맹, 친구로서 함께 있다"면서 "어린 아이들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비전을 공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우리나라 어린이날을 맞아 성명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에 앞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애도 성명을 발표하고 백악관 기자회견이나 서울을 방문한 기회에 애도 입장을 언급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표명한 것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국가지도자들이 이번 참사와 관련해 반복적으로 애도를 표명하는 것은 한·미 동맹을 관리하는 차원을 넘어서 어린 학생들이 참사를 당한 것에 대한 심리적 충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