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STX '자율협약' 좌초 위기…법정관리 가능성 ↑

STX "부결 안건 재논의 추진할 것"…설득작업에 총력

STX와 채권단과의 자율협약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STX는 27일 채권단이 제시한 '조건부 자율협약'의 전제조건 중 하나인 사채권자의 고통분담에 대한 동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사채권자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는 제88회(1800억원)·96회차(247억원) 회사채와 97회차(885억원)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보유한 사채권자를 대상으로 열렸으며, 만기 연장·금리 조정·출자전환 등이 주요 안건으로 올랐다.

사채권자들은 1차 회의에서부터 '출자전환' 안건을 부결시켰다. 출자전환안에 대한 동의 비율은 65.4%로 가결 요건인 67%에 1.6%포인트 못 미쳤다.

이날 오후 1시부터 1시간 넘게 진행된 제88회차 회사채 관련 회의에서는 사채권자들이 사채총액의 58%를 출자전환하는 안을 근소한 차이로 부결시켰다.

오후 5시부터 열린 3차 회의에서는 '출자전환안'을 오는 29일 재논의키로 결정, 사실상 부결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오후 3시에 열린 2차 회의에서는 제96회차 회사채에 대해서만 만기 연장, 사채이율 조정, 출자전환을 하도록 하는 안이 통과됐다.

앞서 부결된 88회차 사채 총액은 총 1800억원으로 이날 동의절차에 들어간 채권 중 가장 규모가 크다. 가장 큰 규모의 사채권자들이 반대표를 던지면서 사실상 출자전환이 불가능하게 된 것.

채권단도 STX의 88회차 사채권자들이 출자전환안을 부결시킨 데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STX 측에서 다시 집회를 열 예정이니 (자율협약 여부에 대해)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원래 내건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으니 (현재로선) 자율협약을 맺을 수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사채권자집회는 STX의 성공적 경영정상화를 위한 첫 단계다. 지난 8월 채권단은 STX의 '조건부 자율협약'을 결정하면서 채권 만기 연장 및 금리 인하 등 비협약 채권자들의 '고통분담'을 전제조건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전제조건을 성립시키지 못해 자율협약이 좌초될 위기에 놓이면서 STX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돌입할 가능성이 커졌다.

STX 측은 아직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STX 관계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겠지만 오늘 부결된 제88회차 회사채 출자전환 안건에 대해 사채권단의 동의를 얻는 작업을 재추진할 것"이라며 "또 가결된 만기연장과 금리조정 안건 등은 예정대로 법원 인가를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STX는 지난 5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통해 자율협약 체결을 신청했다.

이후 ▲에너지사업(석탄, 석유) ▲원자재수출입(철강, 비철) ▲기계엔진(기계플랜트, 엔진영업) ▲해운물류 서비스(물류/S&P) 등 4대 비즈니스를 구축, 차별적 경쟁력을 갖춘 '전문상사'로 거듭나 조기 경영정상화를 실현하겠다는 경영계획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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