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7대 주요 산업 중 자동차 산업이 내년에 가장 큰 호황을 누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6일 '7대 산업 경기의 특징과 2014년 산업 전망'이라는 보고서에서 "선진국 경제의 회복 속도가 신흥국보다 빨라 선진국 시장에 대한 수출 비중이 높은 산업이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일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내년 세계 경제의 회복은 선진국이 이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선진경제권의 성장률이 2013년 1.2%에서 2014년에는 2.0%로 올라갈 것으로 보고있다. 개도국·신흥공업국은 같은 기간 각각 4.5%, 5.1%다.
이에 따라 내년에 선진경제권과 신흥공업국과의 경제성장률 격차는 3%포인트 대에 그쳐 2002년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선진국의 수입수요도 빠르게 늘어 수입물량 증가율은 2013년 1.0%에서 2014년 3.1%로 오를 것으로 점쳐졌다.
올해 하반기부터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기회복 조짐이 나타나면서 선진국 비중이 높은 자동차산업은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산업 생산지수는 지난 1분기와 2분기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8%, 2.2% 감소했지만 3분기에는 5.2%의 증가세로 전환됐다.
선진국 수요 회복에 따라 수출 역시 3분기부터 늘고 있다. 자동차 수출 증가율은 1분기와 2분기의 경우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6%, -4.5%를 기록했으나 3분기에 0.9%로 플러스로 돌아섰다.
내년도 대내외 경기 회복으로 수출 및 내수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수 시장은 수입차 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환율이 하락해 수입자동차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는 한편 적극적인 마케팅 효과로 수입차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뛰어올라 국산차의 판매 증가폭이 제한될 전망이다.
보고서는 한·캐나다 자유무역이 자동차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것이라고 꼽았다. FTA 체결로 한국산 자동차에 부과되는 6.1%의 관세가 철폐되면 캐나다 시장에서 한국 자동차의 가격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7대 산업 중 철강, 건설, 해운, 기계산업은 회복기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철강산업은 미국, 유럽, 중국 등 글로벌 경기 회복이 제한적이라서 수출 증가율도 그리 높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석유화학산업은 전방산업의 회복세가 약하고 원화 가치가 오른 탓에 업황이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석유화학제품에 대한 자급률이 상승하는 등 중장기적으로 동북아 지역의 공급 과잉 문제가 큰 현안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IT산업도 후퇴기로 평가된다. 세계 IT 시장의 규모 확장으로 생산과 수출 증가세는 지속되겠지만, 주력 품목들을 중심으로 국내외 시장 성장세가 둔화됨에 따라 산업경기가 악화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조선업은 불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저가 수주의 영향으로 수익성 개선을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 신규수주도 늘어날 가능성은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주원 수석연구원은 "세계 산업지형이 급변하는 상황"이라며 "우리 주요 산업이 활로를 모색하고 경기 회복세를 강화하려면 선진국 경제권의 수요 확보를 위한 FTA 활용도 제고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