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혜 코레일 사장이 취임 이후 거침없는 행보로 1개월만에 조직 안정화에 성공한데 이어 이번에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돌파구 마련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경영합리화 추진 실행방안 확정
최근 공기업 부채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심도 있는 논의가 각계에서 진행 중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과 예산낭비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히 개혁해 나가겠다고 강조하고 공공기관의 모든 경영정보를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해서 공공기관 스스로 개혁하도록 만드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또 현오석 경제부총리도 부채가 많은 12개 공공기관장 간담회를 열고 그 동안 공공기관들이 누려왔던 안정적 임금상승, 복지혜택 등에 대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당부한 바 있다.
코레일은 참석한 12개 공기업 중 8번째로 부채가 많은 공기업이다.
지난 9월 초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전 직원 비상근무 돌입과 6개 종합점검반을 통해 열차안전 운행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경영개선을 위한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추진 중이다.
특히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부채 문제를 공사 주도적으로 해결하고 국가 재정부담 최소화한다는 목표로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한 경영합리화 간부워크숍을 경기도 의왕시 코레일 인재개발원에서 22~23일 1박 2일 일정으로 가졌다.
이번 워크숍에서 2015년 '부채비율 절반 수준 감축' '영업흑자 원년' 달성을 위한 경영합리화 추진계획을 발표한 후 ▲재무구조 개선 ▲절대안전체계 확보 ▲노사상생문화 정착 등 3개 핵심 현안에 대한 끝장토론을 진행했다.
최 사장은 이날 회의에서 "어려운 국가경제로 고통분담 차원에서 국민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회사라면 '수익 10% 증대, 비용 10% 절감'에 만족할지도 모르지만 초비상경영체제 상태의 우리에게 만족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신의 직장'이라는 국민적 비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더 강력한 실천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공기업에 있어 5년 단위로 중·장기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현재 직면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당장 2014년, 2015년 성과를 낼 수 있는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고 전제하고 "기획조정실이 중심이 돼서 강력한 자구노력을 통해서만 달성 가능한 목표를 톱다운(Top-down) 방식으로 부여, 국가와 국민을 이해시킬 수 있는 강도 높은 단기 자구책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최 사장은 "일부 직원의 경우 '공기업인데, 국민의 발인데 기차가 멈추기야 하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이 생긴다"면서 "한때 1만5000명이 근무했던 전매청의 경우 한국전매공사, KT&G로 전환되면서 대규모 인원감축이 이뤄져 현재는 4000명 정도 근무하고 있는 것을 교훈으로 삼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최 사장은 "코레일은 현재 어느 누구로부터도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황으로서 우리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으며 경영혁신 없이는 코레일에 미래는 없다"고 강조하고 "나사못 하나, 복사용지 한 장이라도 소중하게 여기고 아끼는 마음가짐으로, '2015년 부채비율 절반 수준 감축' '영업흑자 원년' 달성을 구호에 그치지 말고 반드시 실천에 옮겨 성과를 도출해 줄 것"을 호소했다.
◇2015년 부채비율 절반 수준 감축, 영업흑자 원년 달성
코레일은 강도 높은 자구책을 통해 부채비율을 2013년 442.2%에서 2015년 248.9%로 절반 수준으로 낮추고 경영에서도 영업흑자 원년(23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영업흑자를 오는 2018년 2657억원 등 지속적으로 확대, 부채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한 구체적 실행방안도 마련됐다.
우선 서울역북부·성북·수색 등 핵심지역을 집중 개발하고 용산병원, 폐선부지 등 운송사업과 관련이 적은 부지의 자산매각과 자산재평가를 통해 부채규모를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인력효율화, 업무프로세스 개선, 물품구매·재고관리 개선 등 강도 높은 비용절감을 통해 약 7000억원을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코레일은 철도용품 구매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으나 해외 원제작사 직구매·계약방식 다양화(장기 계약, 단가계약 등) 등으로 2013년 1376억원을 절감하고 2020년까지 총 2750억원을 절감할 계획이다.
재고자산 최적화로 자본비용·관리비용 252억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호남고속철도 개통, KTX 인천공항·포항 직결, 대전·대구도심 고속화 등 KTX 수송량을 강화하고 해외사업 다각화, 전국 5대 관광벨트 구축 등 신성장 동력사업을 적극 발굴, 1조1203억원의 신규 수입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화물열차 비용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수반된다.
소규모 화물역 거점화(129개역 → 75개역)로 장거리, 대량수송체계로 전환하고 비채산성 품목 정비·컨테이너 화차 표준화를 추진, 고비용 구조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또 인력과 조직을 슬림화해 인건비·운영비를 절감하는 작업도 동시에 이뤄진다.
철도선진화방안에 따른 초과현원 200여 명을 연말까지 해소하고 본사를 핵심기능 중심으로 개편해 인력을 15%(170명) 이상 줄이는 등 조직 전반에 대한 업무기능 재조정으로, 조직을 슬림화하고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인력 재배치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취임 2개월 성과
최 사장의 취임 2개월간의 성과를 보면 그 어느 때보다 실현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코레일은 당초 올해 영업적자를 2500억원으로 예상했지만 열차운행체계 최적화를 통한 수익극대화, 인력운영 효율화, 과감한 비용구조 개선 등으로 700억원을 절감, 1800억원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레일은 부장 이상 650명 전원의 2013년도 임금의 동결과 반납을 결의, 16억원의 인건비를 절약했으며 연차사용 촉진, 불요불급한 초과근무 최소화 등을 통해 320억원의 인건비를 절감한 바 있다.
더불어 일반 직원 임금동결을 위한 철도노조와의 교섭도 진행 중이다.
고통분담과 재무건전성 확보를 강조하고 임금 동결을 제시했지만 철도노조는 소비자물가상승에 따른 6.7% 임금 인상을 요구해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10월14일부터 13회에 걸쳐 접촉을 해왔으나 지난 6일 철도노조가 교섭결렬을 선언함에 따라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절차를 밟고 있다.
코레일은 '임금동결' 원칙에는 변함이 없으며 조정절차 진행 중에도 노조와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원만한 합의점을 도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최근 어려운 경영 현실로 상당수 기업이 임금동결에 합의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노조의 전향적인 태도변화도 기대할만 하다.
◇불합리한 관행 개선·청렴한 조직문화
경영합리화 계획 추진과 함께 불합리한 관행 척결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한다는 방침이다.
대표적으로 이미 폐지한 '고용세습'과 함께 단체협약에 따라 시행된 '징계기간 위로금 200% 지급' 등은 보편적 국민정서에 맞지 않은 불합리한 관행으로, 향후 유사한 사례가 있는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해 과감하게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또 변화된 사업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관행적으로 예산을 집행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투자 사업을 전면 재검토, 불요불급한 투자를 억제해 나갈 계획이다.
이 밖에 청렴한 조직문화 조성도 적극 추진한다.
협력과 상생의 첫걸음은 투명한 경영, 부정부패가 없는 청렴 문화에서 시작된다고 원칙 아래 청렴하고 공정한 계약문화 정착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건전한 경쟁유도, 대·중소기업간 동반성장 지원을 위해 지속적인 제도개선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