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소치2014]'아웃코스 출발' 불리함 못 넘은 모태범, 아쉬운 부진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의 '단거리 간판' 모태범(25·대한항공)이 1000m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모태범은 13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 클러스터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벌어진 2014 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1분09초37로 결승선을 통과, 12위에 머물렀다.

모태범이 아웃코스 출발의 불리함을 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이날 모태범의 조 편성은 그다지 운이 따르지 않았다.

끝에서 두 번째인 19조에 포함된 모태범은 아웃코스에서 출발했다. 함께 레이스를 펼친 선수는 미국의 브라이언 핸슨(24)이었다.

1·2차 레이스 성적을 합산하는 500m에서는 인코스와 아웃코스를 번갈아가며 타기에 어디서 출발하느냐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

1000m는 한 차례만 레이스를 펼친다. 인코스와 아웃코스 가운데 어느 쪽에서 출발하느냐가 경기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아웃코스 출발은 인코스에서 출발하는 것보다 불리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초반 600m에서 승부를 보고 막판 400m에서는 버틴다"는 작전을 들고 나온 모태범에게는 특히 그랬다.

1000m는 아웃코스에서 스타트를 끊는 선수들의 출발선이 조금 더 앞에 위치해 있다. 인코스에서 출발하는 선수들은 아웃코스에서 달리는 선수들을 보면서 달리기 때문에 초반에 속도를 끌어올리기가 좋다.

또한 인코스에서 출발하면 초반에 짧게 코너를 돌기 때문에 가속을 올리는데도 도움이 된다.

초반 600m를 최대한 빨리 통과해야 했던 모태범에게는 아웃코스 출발이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함께 달리는 핸슨은 초반 스타트가 그다지 좋지 않은 선수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대표팀을 이끌었던 김관규 대한빙상경기연맹 전무이사는 이날 레이스를 앞두고 "초반 200m에서 앞선 선수를 보고 달리면 가속을 붙이기에 좋다. 태범이는 그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핸슨이 스타트가 좋지 않아 아웃코스에서 인코스로 들어가다가 부딪힐 위험도 있다"고 걱정했다.

중국 단거리대표팀을 지도하고 있는 윤의중 전 대표팀 감독 또한 "조 편성이 좋지 않다. 초반에 불리함이 있다"고 진단했다.

아웃코스 출발은 막판 400m에도 불리하다.

인코스에서 출발하면 아웃코스를 거친 후 인코스로 들어와 결승선을 통과한다.

인코스 출발 선수가 아웃코스를 달리는 동안 아웃코스에서 출발한 선수가 앞서게 된다. 그렇기에 레이스 막판 인코스에서 앞서가는 선수를 보며 속도를 한껏 끌어올릴 수 있다.

"막판 400m에서 버티는 작전"이 필요한 모태범은 아웃코스에서 출발하면서 막판 레이스에서도 불리함을 안게 된 것이다.

윤 전 감독은 모태범의 조 편성에 아쉬움을 표하면서 "아웃코스 출발은 막판 레이스에도 불리하다. 앞선 선수를 보고 달리면서 버텨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미 조 편성은 끝난 것이다. 모태범이 '자신과의 싸움'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레이스 초반에는 조 편성의 불리함을 받지 않는 듯 보였다.

모태범은 초반 200m를 16초42로 통과했다. 모태범의 초반 200m 기록은 메달권에 든다고 볼 수 있을 만큼 빨랐다.

하지만 이후 400m에서 모태범은 속도가 크게 처지는 모습을 보였다. 모태범의 200~600m 기록은 25초49였다.

모태범은 막판에 조 편성의 불리함을 느끼게 했다. 막판 400m에서 "버티겠다"고 했지만 앞선 선수가 없으니 속도를 버티는데 불리함이 있었다.

모태범의 막판 400m 구간기록은 27초46이었다. 초반 200m가 빨랐어도 레이스 후반에 속도가 크게 떨어지는 바람에 순위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