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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2014]'500m 아쉬운 4위' 모태범 "1000m에서 쏟아 내겠다"

네덜란드 단거리 선수 상승세에는 "의욕 생기는 계기"

2014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4위에 그친 한국 '단거리 간판' 모태범(25·대한항공)이 마음을 다잡았다.

모태범은 지난 10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 클러스터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1·2차 레이스 합계 69초69를 기록, 4위를 차지했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깜짝 금메달'을 따냈던 모태범은 이번에는 메달 획득에 실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아쉬움이 있었지만 모태범은 바로 다음날인 11일 아들레르 아레나로 나와 정상적으로 훈련에 임했다. 표정은 담담했다.

모태범이 남자 500m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한 것은 네덜란드 단거리 선수들의 성장세를 막지 못한 탓이다. 네덜란드 선수들은 2013~2014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대회 때보다 빠른 100m 기록을 낸 끝에 메달을 싹쓸이했다.

모태범은 "네덜란드 선수들의 초반 100m 기록이 좋았다. 긴장은 하지 않았다. 1·2차 레이스에서 선수들의 기복이 심해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고 되돌아봤다.

그는 "1·2차 레이스 기록이 빨라졌다. 최선을 다해 후회는 없다"며 "1·2차 레이스가 고른 것이 나의 장점인데 잘 살려서 후회는 없다"고 훌훌 털어버린 모습을 보였다.

모태범은 "네덜란드 선수 같은 선수들이 나와야 경쟁이 되고, 의욕이 생겨 운동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다"며 "큰 키에 파이팅있게 스케이팅하는 것을 보고 느낀 것이 있다. 차후에 열심히 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고 했다. 아쉬움을 좀처럼 지우지 못한 탓이다. 모태범은 전날 경기 직후에도 아무 말 없이 믹스트존을 떠났다.

모태범은 "어제 4시간밖에 자지 못했다. 잠이 오지 않았다. 어제 정말 나름대로 실수없이 탔다"며 "4등을 해 메달을 따지 못했으니 아쉽기는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레이스를 마친 뒤 룸메이트인 이승훈(26·대한항공)과 다짐을 했다고 했다.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땄던 이승훈은 이번 대회에서는 남자 5000m에서 12위에 그쳤다.

모태범은 "이승훈과 함께 '고생했다. 편하게 하자'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동갑내기' 동료인 이상화(25·서울시청)에게는 내색을 하지 못했다. 이날 여자 500m 레이스에 나서는 이상화를 방해하기 싫다는 이유였다.

모태범은 "(이)상화에게 티를 내지는 못했다. 오늘 경기가 있어 그러지 못했다. 하지만 (이)승훈이와 오늘 상화 경기가 있는데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이야기를 나눴다"며 미소를 지었다.

모태범의 레이스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는 12일 1000m에서 다시 한 번 메달에 도전한다. 모태범은 500m보다 1000m에 의욕을 보여왔다.

"1000m에 대한 부담이 크지도 없지도 않다"는 모태범은 "1000m를 먼저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지만 500m에서 아쉽게 4위를 해 더 집중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모태범은 "올 시즌을 앞두고 1000m에 대한 대비를 많이 해왔다. 한 번에 몰아서 쏟아붓겠다"며 "후회없이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1000m에는 샤니 데이비스(미국)라는 강자가 버티고 있다. 그러나 모태범은 데이비스말고도 강자가 많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모태범은 "초반 200m, 이후 400m를 빠르게 타고 나머지 400m를 잘 버티는 것이 관건이다"며 "데이비스말고도 강자가 많이 있다. 네덜란드 선수들이 1000m와 1500m에도 강하다. 1등을 보장할 수 없다. 6명 정도가 컨디션에 따라 순위가 달라질 것"이라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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