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겨울 스포츠 축제'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개막이 초읽기에 돌입했다.
제22회 소치동계올림픽은 8일 오전 1시14분(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피시트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개회식을 시작으로 17일 동안 뜨거운 열전에 돌입한다.
러시아는 한국 시간보다 5시간 느린데, 개회식 시작은 현지 시간으로 7일 오후 8시14분, 즉 2014년을 의미하는 20시 14분에 열린다.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개회식을 위해 철통같은 보안 속에서도 빈틈없는 리허설을 하는 등 러시아는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러시아의 꿈'을 주제로 열리는 개회식은 러시아 민속 의상부터 우주복을 입은 행렬까지 러시아의 깊은 역사와 전통·뛰어난 예술 정신을 춤과 노래로 표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주까지 6만5000km를 달려온 성화의 마지막 주자가 누가 될 것인지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07년 7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제119차 총회에서 소치가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하면서 러시아는 동·하계 올림픽을 모두 개최한 7번째 나라가 됐다. 미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일본·캐나다의 뒤를 이었다.
대회 슬로건은 '뜨겁고·차갑게·그대의 것(Hot·Cool·Yours)'으로 'Hot(핫)'은 스포츠에서의 경쟁과 관중들의 열정을, 'Cool(쿨)'은 대회가 열리는 겨울과 추운 러시아 날씨를 상징한다. 'Yours(유어스)'에는 전 국가적인 프로젝트인 올림픽에서 승리의 기쁨과 자긍심을 함께 나누자는 의미가 담겨있다.
마스코트는 눈표범과 토끼, 북극곰이다. 2010년 9월부터 3개월 동안 공모받은 끝에 9개의 후보작이 선정됐고, 2011년 2월 TV 생방송으로 전 국민 대상 문자투표를 실시해 3가지 동물을 마스코트로 최종 선정했다.
이번 소치동계올림픽은 동계올림픽 역대 최다인 88개국에서 3000여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이들은 빙상과 스키·루지·컬링·아이스하키 등 7개 종목, 98개 세부종목에서 메달 경쟁을 벌인다.
피겨스케이팅 단체·여자 스키점프·바이애슬론 혼성 계주·스키 하프파이프·루지 팀 릴레이 등 세부종목이 늘어나 소치동계올림픽에서는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86개) 때보다 많은 98개의 금메달이 나오게 된다.
소치는 남서쪽으로는 따뜻한 흑해를 끼고 있고 북동쪽으로는 카프카즈 산맥을 끼고 있는 지리적 특성상 해수욕과 스키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아이러니함을 갖췄다. 강설량이 부족해 동계올림픽을 치르기에 부적합하다는 점은 또 다른 매력으로 상쇄됐다.
흑해 연안의 해안 클러스터에서는 주로 빙상 종목을 치르고, 도심에서 약 70㎞ 떨어진 크라스나야 폴라냐에 조성된 산악 클러스터에서는 설상 종목 경기가 열린다.
두 개의 클러스터 사이의 거리는 약 48㎞ 정도로 러시아는 철도를 놓아 30분 만에 오갈 수 있도록 했다.
올림픽을 치를 경기장 11개는 물론 도로·철도 등 사회기반 시설을 모두 새로 깔아야 했던 만큼 대회 준비에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었다.
당초 계획했던 120억 달러에서 300억 달러,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500억 달러로 공사비용은 눈덩이처럼 늘었다. 보름 남짓 열리는 올림픽을 위해 우리 돈으로 약 54조원에 이르는 돈이 인구 40만의 도시 소치에 투입된 셈이다.
일각에서는 러시아 전체 인구가 1인당 200달러 씩을 각자의 주머니에서 꺼낸 돈이라며 막대한 재정지출을 우려하기도 한다.
조직위에서는 "마케팅을 통해 13억 달러의 매출이 예상된다"며 "이는 역대 동계올림픽 중 최고액이자 밴쿠버 대회 때의 1.5배에 달하는 액수"라면서 '비싼 올림픽'의 꼬리표를 지우고자 맞서고 있다.
한국은 역대 동계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의 선수단을 파견하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남자 41명, 여자 30명 등 역대 동계올림픽 출전 사상 가장 많은 71명의 국가대표가 소치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종전 최다 출전이었던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대회(48명)의 규모를 훌쩍 뛰어 넘었다.
한국은 총 7개 종목 가운데 아이스하키를 제외한 빙상·스키·루지·봅슬레이·바이애슬론·컬링 등 6개 종목에 선수를 출전시켰다.
스피드스케이팅·쇼트트랙·피겨스케이팅 등 28명이 나서는 빙상이 가장 많은 선수를 차지하고, 20명이 출전하는 스키는 그 뒤를 잇는다.
세부 종목으로는 15명으로 이뤄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가 가장 많다. 쇼트트랙와 봅슬레이가 각각 10명, 알파인 스키와 프리스타일 스키·컬링이 각각 5명, 스키점프와 스노보드·루지가 각각 4명, 피겨스케이팅 3명, 크로스컨트리·바이애슬론·스켈레톤이 각각 2명이 출전한다.
대한체육회는 금메달 4개 이상을 수확해 2006년 토리노 대회(7위), 2010년 밴쿠버 대회(5위)에 이어 3회 연속 종합 순위 10위 이내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피겨 여왕' 김연아(24), '빙속 여제' 이상화(25·서울시청),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차세대 여왕' 심석희(17·세화여고) 등 태극 낭자들이 목표 달성의 선봉에 선다.
이 가운데 심석희는 여자 쇼트트랙 1000m·1500m·3000m 계주에서 3관왕을 노리고 있어, 한국 메달 전략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심석희의 활약 여부에 따라 한국의 종합 순위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세(女勢)에 눌려 상대적으로 위세를 떨치지 못하고 있는 태극전사들 사이에는 스피드스케이팅의 이승훈(26)과 모태범(25· 이상 대한항공)과 이 있어 든든하다. 각각 1만m와 500m·1000m 등 장·단거리에서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감이다.
4년 뒤 평창을 기약하며 소치에서 꿈을 키우려는 이들도 있다.
썰매 불모지인 한국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끌어 낸 봅슬레이 선수들이 대표적이다. 남자 4인승 두 팀·남자 2인승 두 팀·여자 2인승 1팀까지 전 종목 올림픽 출전을 이뤘다.
파일럿 원윤종(29·경기연맹)과 김동현(27·강원도청)이 이끄는 남자 4인승 A·B팀과 남자 2인승 A·B팀은 소치에서 중위권 진입을 바탕으로 평창에서 메달을 그리고 있다.
'겁없는 신예' 윤성빈(20·한체대)을 앞세운 남자 스켈레톤도 봅슬레이와 같은 꿈을 꾼다.
한국이 3연속 종합 10위 진입에 도전할 때 '동계 강국'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 종합 1위를 차지했던 독일은 4년 전 밴쿠버 대회에서 개최국 캐나다에 왕좌를 내줬다. 다시 1위 자리를 찾겠다는 각오다.
줄곧 2~3위 상위권을 유지했던 미국도 종합 1위에 도전하고 있고, 개최국 러시아는 홈그라운드 이점을 살려 1위를 차지하기 위해 벼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