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31) 9단이 제2회 CCTV 하세배 한중일 바둑쟁패전 결승 문턱에서 무너졌다.
이 9단은 3일 중국 베이징 CCTV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회 2회전에서 일본의 무라카와 다이스케(24·村川大介) 7단에게 237수 만에 흑 불계패했다.
이번 하세배에는 이 9단과 무라카와 7단, 중국의 스웨(23·時越) 9단 등 3명이 3국을 대표해 출전했다.
하세배는 3명이 대진 추첨을 해 부전자 1명을 제외한 나머지 2명이 겨뤄 승자는 결승에 진출하고, 패자와 부전자가 다시 맞붙어 또다른 결승 진출자를 가리는 역토너먼트 방식으로 치러진다.
이 9단은 1일 대전 추첨에서 부전을 뽑았고, 무라카와 7단과 스 9단은 2일 맞대결을 펼쳤다. 이 9단은 2일 무라카와 7단과 스 9단의 대결을 관전하며 작전을 세울 수 있었던 반면, 무라카와 9단은 스 9단과 대결에서 패한 뒤 휴식도 제대로 취하지 못한 채 이날 다시 이 9단과 대국을 해야 했다.
무라카와 7단은 2011년 신인왕전 우승과 간사이(關西) 기원 최우수기사상을 차지한 일본의 차세대 선두주자이지만, 아직은 이야마 유타(25·井山裕太) 9단에게 가려 있는 하수다. 또한 국제대회에서 거둔 성적이 2010년 삼성화재배·2012년 비씨카드배 본선 32강 진출이 전부일 정도로 국제 바둑계에서는 무명이나 다름 없다.
이 9단은 마침 무라카와 7단이 첫 국제대회 본선에 올랐던 2010년 삼성화재배 32강전에서 그를 만나 흑 불계승, 무라카와 7단으로 하여금 세계 바둑의 큰 벽을 절감하게 했다.
게다가 이 9단은 지난 1월22일 KBS바둑왕전 우승으로 무관 탈출에 성공하고, 26일 '세기의 대결'로 꼽히는 중국의 구리(31·古力) 9단과의 Mlily 몽백합(夢百合) 이세돌-구리 10번기' 개막전(제1국)에서 승리하는 등 새해 들어 상승세를 키워왔다.
이처럼 무난한 승리가 기대된 이날 대국에서 이 9단은 예상을 깨고 패배, 3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이로써 이번 하세배 결승전은 스 9단과 무라카와 7단 간 사실상의 재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하세배는 제한시간 각자 초읽기 1분 10회 사용 후 30초 초읽기 1회가 주어지는 속기 기전이다. 상금은 우승 80만 위안(약 1억4000만원)·준우승 40만 위안(약 7000만원)·3위 20만 위안(약 350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