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와의 선두 싸움에서 밀려난 현대캐피탈이 2연패에서 벗어나 후반기 추격을 시작했다.
블로킹으로 무장한 현대캐피탈이 대한항공을 가볍게 제압했다.
현대캐피탈은 2일 오후 2시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NH농협 2013~2014 V-리그 대한항공과의 4라운드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20 25-20 28-26)으로 승리했다.
지난달 22일 삼성화재와의 4라운드 첫 경기에서 1-3으로 무릎을 꿇고 29일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0-3으로 덜미를 잡혔던 현대캐피탈은 3연패를 막으며 후반기 선두 탈환 가능성의 불씨를 살렸다.
15승6패(승점 43)가 된 현대캐피탈은 선두 삼성화재(17승4패·승점 48)에 승점 5점 차로 따라붙었다. 뒤집기가 쉬운 상황은 아니지만 간신히 가시권을 유지했다.
고무적인 것은 지난 한국전력전에서 한 개도 기록하지 못했던 블로킹이 살아나며 높이의 현대캐피탈을 되찾았다는 점이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팀 블로킹 수에서 9-4로 대한항공을 압도했다.
아가메즈가 혼자서 24득점(공격성공률 59.45%)을 올리며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무릎 부상 복귀 뒤에도 고생하고 있는 문성민이 6득점으로 주춤했지만 센터 라인의 공격이 터졌다. 윤봉우가 블로킹 3개를 포함해 13득점을 올렸고, 최민호 역시 10득점(블로킹 4개)으로 뒤를 받쳤다.
1세트는 현대캐피탈의 몫이었다. 세트 초반 2점 차로 끌려가던 현대캐피탈은 외국인 선수 아가메즈의 서브에이스로 흐름을 바꿨다.
아가메즈는 10-11에서 강력한 서브를 날렸다. 곽승석이 제대로 리시브해내지 못한 것을 임동규가 다이렉트킬로 마무리했다. 아가메즈는 계속된 서브권에서 상대의 허를 찔러 에이스를 만들어 냈다. 강서브를 기다리며 깊게 자리한 대한항공의 빈 자리에 정확히 떨궜다.
12-11로 역전에 성공하며 흐름을 탄 현대캐피탈은 1세트를 25-20으로 가볍게 마무리했다. 반격을 노린 대한항공은 강민웅 세터가 경기 도중 눈 부상을 입은 탓에 추격의 동력을 잃었다.
기다려왔던 블로킹이 터진 현대캐피탈이 2세트도 접수했다. 대한항공이 마이클을 앞세워 리드를 잡았지만 현대캐피탈은 이내 블로킹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10-11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윤봉우는 신영수의 오픈 공격을 가로 막았고, 최민호는 15-12에서 짜릿한 손맛을 보며 팀에 4점 차 리드를 안겼다. 윤봉우는 24-20으로 이미 기울어진 분위기 속에서 마이클의 백어택을 블로킹으로 돌려세웠다.
3세트는 앞선 두 세트와 달리 시소게임 양상으로 전개됐다. 세터를 조재영으로 바꾼 대한항공이 마이클과 호흡을 맞춰가며 현대캐피탈을 위협했다. 현대캐피탈은 아가메즈를 앞세워 차곡차곡 따라붙었다.
현대캐피탈이 먼저 경기를 끝낼 기회를 잡았다. 문성민의 서브에이스가 터지며 23-21로 앞섰다. 하지만 상대 범실의 틈을 파고든 대한항공이 마이클의 퀵오픈 공격을 성공해 24-24 듀스로 끌고 갔다.
4세트를 준비할 것 같았던 현대캐피탈은 거미손을 자랑하며 승부를 3세트에서 마무리했다. 최민호가 신영수의 퀵오픈을 블로킹으로 돌려세운 뒤 마이클의 오픈 공격을 문성민이 가로막아 마침표를 찍었다.
대한항공은 삼성화재로부터 맞트레이드한 강재웅 세터가 경기 초반 예기치 못한 눈 부상으로 빠지면서 경기 운영에 애를 먹었다. 마이클과 신영수의 좌우 쌍포가 32점을 합작했지만 세밀한 경기 운영이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