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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축구]기성용·김보경·손흥민· 지동원·구자철 등.. 유럽파들 차례로 날개 펼칠 새 둥지를 찾는 데 성공

1일(한국시간) 오전 8시 폐장한 유럽 축구리그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그간 소속팀에서 교체 명단에도 오르지 못해 마음 졸이던 공격수 지동원(23)·미드필더 구자철(26)·공격수 박주영(29) 등 유럽파들이 차례로 날개를 활짝 펼 새 둥지를 찾는 데 성공했다.

지동원은 지난 1월16일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EPL) 선더랜드를 떠나 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로 이적했고, 구자철은 1월18일 분데스리가 VfL 볼프스부르크에서 같은 리그의 FSV 마인츠 05로 옮겼다. 박주영은 1일 이적 마감 직전 EPL 아스날에서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왓포드 FC로 임대 이적했다.

이미 소속팀에서 주전 자리를 굳힌 미드필더 기성용(25·선더랜드)·공격수 손흥민(22·TSV 바이엘 04 레버쿠젠)·미드필더 이청용(26·볼턴)·수비수 박주호(27) 등·교체 출전이지만 꾸준히 그라운드를 밟고 있는 미드필더 김보경(25·카디프시티)·수비수 홍정호(26·아우크스부르크) 등·이들 이적생 3명·와신상담하며 기회를 엿보는 윤석영(24·QPR)까지 오는 6월 브라질 월드컵행 가능성이 있거나 희망하는 유럽파 태극전사 9명은 주전이 되기 위해서 또는 홍명보호에 승선하기 위해서 앞으로도 국내 K리거들은 물론 중동·중국·일본 등에서 뛰는 또다른 해외파들과 피 말리는 경쟁을 펼쳐가야 한다.

실제로 1일 미국 전지훈련 중인 축구 대표팀 홍명보(45) 감독은 "앞으로 박주영이 경기에 출전해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대표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 이적은 박주영 본인과 대표팀 모두에게 좋은 일"이라면서도 "박주영이 새로운 팀을 찾았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그는 이제야 다른 선수들과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위치에 섰을 뿐이다. 단순히 팀을 옮기고 경기에 나선다고 해서 아무 선수나 대표팀에 뽑을 수 있는 게 아니다. 기본적으로 소속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야 하고 대표팀에서도 선발로 뛸 수 있을 만큼 훌륭한 경기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이는 박주영의 이적에 관한 홍 감독의 답변이지만 모두에게 해당된다고 해도 무방하다. 심지어 브라질월드컵 보다는 인천아시안게임에 더 가까운 분데스리가 새내기 류승우(21·레버쿠젠)도 예외가 아니다.

이제는 이적시장의 문에 빗장이 굳게 채워졌다. 유럽 축구리그의 시즌은 오는 5월 막을 내린다. 브라질 월드컵은 6월 치러진다. 지금의 소속팀에서 꾸준히 활약하지 못하면 그것으로 홍명보호와는 영영 안녕이다. 물론 챔피언십 안에서는 시즌 중에도 긴급 임대 이적이 가능하고, 2월 말까지 이적시장이 열려 있는 국내 K리그 돌아오거나 중국 슈퍼리그로 갈 수도 있다.

그러나 겨울 이적시장에서 돌파구를 찾는 데 실패해 긴급 임대 이적을 이용해 출전 가능성 높은 다른 챔피언십 구단으로 옮기려는 윤석영을 제외하고는 그렇게까지 밀려난 선수의 승선에는 국내 팬들이 용납하지 못한다. 윤석영 역시 팬들이 마냥 기다려주지는 않는다.

마침 1일 밤이 그 첫 시험무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EPL)·독일 분데스리가의 태극전사들의 소속팀들 중 2일 밤 경기가 예정된 박주영의 왓포드를 제외한 모든 팀이 경기를 갖기 때문이다.

먼저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EPL).

'다윗' 기성용의 선더랜드는 이날 오후 9시45분부터 세인트제임스파크에서 지역 라이벌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EPL 24라운드 원정경기를 치른다. 선더랜드로서는 반드시 이겨야 할 일전이다. 선덜랜드와 뉴캐슬의 130여 년에 걸친 피의 투쟁사가 깃든 '타인 위어 더비(Tyne–Wear derby)'여서 만이 아니다. 지난 1월30일 스토크시티와의 23라운드 경기에서 승리해 리그 17위가 되면서 강등권 탈출에 성공한 선더랜드로서는 일약 중위권 도약의 발판이 될 수도, 다시 강등권으로 처질 수도 있는 경기이기 때문이다. EPL 3승1무1패·FA컵 2승·캐피털원컵 2승 등 올 시즌 후반기 총 7승1무1패의 상승세도 이어가야 한다.

기성용은 이 경기에도 선발 출전해 공수에서 풀타임 활약하면서 공격 포인트 획득을 노린다. 지난 1월12일 풀럼전에 이은 EPL 3호골을 기록하면 더욱 좋다.

김보경의 카디프시티는 이날 자정부터 노르위치시티를 상대로 생존을 위한 투쟁을 벌인다. 카디프시티는 올 들어 EPL에서 4연패에 허덕이면서 EPL 최하위 20위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올레 군나르 솔샤르(41) 감독이 부임 이후에도 이후 3연패를 기록했다. FA컵에서 2연승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대로 가다간 챔피언십에서 EPL로 승격한 1시즌만에 챔피언십으로 되돌아가야 할 수도 있다. 반드시 1승을 추가해 반전을 꾀할 필요가 있다.

김보경으로서는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솔샤르 감독이 영입한 자국(노르웨이) 출신 미드필더 마그누스 울프 에이크렘(23)·마츠 묄러 데흘리(1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임대해 온 측면 공격수 윌프레드 자하(22) 등 '굴러온 돌'들과의 생존 경쟁도 본격적으로 벌여야 한다. 이제까지와 같은 성실한 플레이 못잖게 공격 포인트 획득도 절실하다. 김보경은 지난해 11월25일 EPL 12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의 2-2 동점골 이후 추가골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다음은 분데스리가. 이날 오후 11시30분부터 일제히 태극 전사들의 소속팀들이 19라운드 홈경기를 시작한다. 각 팀이 모두 한국 선수를 2명씩 보유해 동반출전 가능성도 높다.

손흥민과 류승우의 레버쿠젠은 슈투트가르트와 겨루고, 지동원과 홍정호의 아우크스부르크는 베르더 브레멘와 맞붙는다. 구자철과 박주호의 마인츠는 SC 프라이부르크와 승부를 벌인다.

레버쿠젠은 시즌 후반기 첫 경기였던 지난 1월25일 프라이부르크와의 18라운드 경기에서 2-3으로 역전패했다. 무려 3연패다. 그 사이 리그 2위인 레버쿠젠과 1위 바이에른 뮌헨과의 승점 차는 13점이나 벌어진 반면, 3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격차는 1일 새벽 도르트문트가 19라운드에서 브라운 슈바이크를 2-1로 눌러 승점 3을 더하면서 1점 차로 좁혀졌다. 지동원이 아우크스부르크 복귀전에서 도르트문트에 일격을 날려 2-2로 비겨주지 않았더라면 만 하루 가까이 순위가 뒤집혔을 상황이다.

이 같은 팀의 위기에서 손흥민도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해 12월8일 도르트문트전(1-0)에서 리그 7호골을 기록한 이후 무려 54일 동안 득점포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날 손흥민이 홈 팬들 앞에서 8호골 달성과 함께 팀 연패 탈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경기에서는 주축 공격수들의 줄 부상으로 류승우(21)의 출전 가능성도 높다. 류승우는 프라이부르크전 후반 38분에 손흥민과 교체돼 분데스리가 데뷔전을 치렀다. 손흥민이 지난해 11월9일 홈에서 열린 함부르크전에서 해트트릭과 도움 1개를 올려 소속팀 레버쿠젠의 5-3 완승을 이끌었던 것처럼 홈에서의 류승우의 화려한 신고식을 기대해 보게 한다.

지동원은 지난 1월26일 도르트문트전에 후반 25분 교체 투입돼 2분 만에 동점 헤딩골을 터뜨리며 복귀 신고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분데스리가 18라운드 '금주의 선수' 선정은 보너스였다. 지난 2012~2013시즌 후반기에 임대돼 2부 리그 강등을 막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던 팀이어서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 지난 경기가 적응을 위한 교체 출전이었던 만큼 데뷔골로 예열을 마친 것이 확인된 만큼 이날은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지동원이 홈 팬들 앞에서 치러지는 브레멘전에서 시즌 2호 골로 팀의 후반기 첫 승을 안겨주고 중위권 다툼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는 팀에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줄지 주목된다.

더불어 중앙 수비수 홍정호(25)가 그라운드에 함께 나서 '지홍 특공대'를 형성할지도 관심이다. 홍정호는 도르트문트전에서는 후반 43분에 교체 투입돼 짧게나마 그라운드를 밟았다.

구자철은 마인츠가 25일 슈투트가르트와의 18라운드 원정경기에 후반 14분 교체 투입돼 데뷔전을 치렀다. 이 경기에 선발 출전한 수비수 박주호(27)는 풀타임을 뛰며 2-1 역전골을 돕는 도움 1개를 기록했다. 하지만 구자철은 분위기 적응에 그쳤다. 게다가 나란히 데뷔전을 치른 지동원이 동점골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데다 마인츠와 아우크스부르크가 중위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만큼 구자철의 승부욕이 충분히 자극 받았을 것이 분명하다.

마인츠가 오랜 구애 끝에 구자철을 모셔오다시피한 '해결사'인 만큼 이날 프라이부르크전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박주호 역시 선발 출전이 확실한 만큼 코리안 듀오의 '공수 합작'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끝으로 챔피언십 2위인 윤석영의 퀸스 파크 레인저스(QPR)는 3위 번리와 오후 9시15분부터, 18위인 이청용의 볼턴은 이날 자정부터 7위 입스위치타운과 경기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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