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원·달러 환율이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연장 영향으로 전일 대비 5.0원 상승 출발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1158.5원)보다 5.0원 오른 1163.5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미국 달러화가 ECB가 통화정책회의에서 자산매입 프로그램 기한 연장에도 매입규모 축소를 결정함에 따라 유로화 대비 강세를 나타낸 것이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미쳤다.
ECB가 매입 기간을 연장하고, 추가 연장 및 필요 시 매입 규모 재확대 가능성을 열어둠에 따라 유로 대비 달러 급등 현상이 나타났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ECB의 추가 완화에 무게중심이 실리는 가운데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인상이 시장 시선을 집중시킬 전망"이라며 "탄핵 표결을 앞둔 국내증시 흐름, 약세로 돌아선 위안화 등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이날 탄핵안 표결 결과가 오후 3시 이후에 나오는 만큼 이에 따른 본격적인 여파는 다음주에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은 "표결 결과가 장 마감인 3시30분 이후에 나오기 때문에 장 막판에 집중되는 정도로 오늘 환율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탄핵안 가결 전망이 우세한 상황에서 부결이 될 경우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져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4년 3월 고(故)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 환율이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인 바 있다.
노 전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지난 2004년 3월12일 원·달러 환율은 11원 상승한 1180.5원을 기록, 한달 보름여만에 처음으로 1180원대에 진입했다. 그러나 4~5일 후 다시 원래 흐름을 되찾으며 탄핵 여파는 빠르게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