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투수 더스틴 니퍼트(33)는 한국 무대 4년차에 접어든 베테랑 외국인 선수다. 2011년 처음 두산과 연을 맺은 니퍼트는 3년 간 38승(20패)을 쓸어 담았다.
실력과 성품을 모두 갖춘 니퍼트는 팬들 사이에서 하느님과 니퍼트를 합친 '니느님'으로 통한다. '니느님' 니퍼트는 가족처럼 편해진 동료들과 함께 4번째 시즌을 기다리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 피오리아에 차려진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니퍼트는 27일 구단을 통해 "(한국으로)다시 돌아갈 생각을 하니 너무 좋고 기대된다"고 말했다.
니퍼트는 지난 겨울 두산이 제시한 연장 계약서에 흔쾌히 도장을 찍었다. 한국 무대에서의 성공으로 더 큰 그림을 그려볼 수도 있었지만 니퍼트의 선택은 두산이었다.
니퍼트는 "한국은 우리 가족들에게도 너무나 친절한 최고의 나라"라면서 "최고의 팀원들과 팬들이 있어 한국을 떠날 어떠한 이유를 찾아볼 수 없었다. 더 이상 나 자신이 외국인 선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멋진 팀원들과 나에게는 아주 특별한 팬들. 그리고 멋진 도시인 서울까지 모든 점이 좋다"면서 "다른 팀에서 행복을 찾을 이유도 없었고 더 행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못했다. 이곳에서의 생활에 만족하고 행복하기 때문에 다른 곳은 생각하지도 않았다"고 두산에 대한 찬가를 늘어놓았다.
니퍼트는 '니느님'의 어원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니퍼트는 "나쁜 말만 아니라면 어떻게 불러줘도 그저 고마울 뿐"이라고 활짝 웃었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4년 이상 던진 외국인 선수를 찾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해를 거듭할수록 심해지는 상대 팀들의 분석은 이같은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니퍼트는 "상대가 무엇을 하는 것보다 내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그는 "물론 상대가 나에 대해 분석하고 적응을 한다면 나 역시도 적응한 상대를 분석하고 적용해 다시 적응을 해 나갈 것이다. 나는 그저 나의 최선을 다해 나를 준비할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니퍼트는 지난 시즌 후반기 갑작스런 등 통증으로 로테이션을 수차례 건너뛰어야 했다. 다행히 팀이 화끈한 가을야구를 경험하긴 했지만 니퍼트에게는 여전히 아찔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지난 시즌 왜 그랬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팀 승리에 기여를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몸도 마음도 너무나 힘들었다"고 말한 니퍼트는 "이번 캠프에서는 한 시즌을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해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예방하는데 신경 쓰고 있다. 팀도 나도 힘든 시간이 없는 좋은 결과의 시즌을 얻어내는 것이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