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출전한 시니어 대회가 올림픽을 앞두고 좋은 경험이 됐다."
소치동계올림픽 출전에 앞서 국제무대를 성공리에 마치고 돌아온 동갑내기 김해진(17·과천고)과 박소연(17·신목고)이 좋은 경험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김해진과 박소연은 지난 23일부터 이틀 간 타이완 타이베이에서 열린 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 26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김해진은 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시니어 대회에 처음 출전했다. 올림픽 전에 그런 무대를 경험할 수 있어 좋았다. 주니어와 시니어는 다른 부분이 많은데 '시니어는 이런 분위기이구나'라고 느꼈다. 올림픽 전에 좋은 경험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해진은 이번 4대륙선수권에서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합계 166.84점을 기록, 종합 6위를 차지했다. 박소연은 합계 162.71점을 받아 9위의 성적을 거뒀다.
'피겨 여왕' 김연아(24) 이후 한국 선수가 ISU 주관대회에서 160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연아와 함께 소치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두 사람은 큰 무대를 앞두고 좋은 성적을 내며 첫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김해진은 "국제경기에서 연아 언니 다음으로 160점 넘었다고 하니 기분 좋다. 더 열심히 해서 이번에 부족한 부분을 다시 채워 다음 시합 때 개인 베스트를 세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해진은 프리스케이팅에서 회전 수 부족 판정을 받았던 트리플 러츠 점프를 제외하고 흠잡을 데 없는 연기를 펼쳐 166.84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연기를 마친 김해진은 크게 기뻐했고 그 모습이 그대로 중계화면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는 "평소 작은 실수들이 많아서 그런 부분을 고치려고 많이 노력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작은 감점 요소가 많이 안 잡혀서 개인적으로 만족한다. 연습한 결과가 잘 나온 것 같아 끝나고 좋아했다"고 전했다.
아쉬웠던 점을 묻는 질문에는 "프리스케이팅 때 트리플 러츠에서 회전 수 부족이 나왔다. 신경을 쓴다고 했는데도 실수가 있었다. 시니어에서는 기술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예술 점수도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답했다.
주니어와 시니어의 차이점을 묻자 그는 "주니어 대회에 비해서 관중도 많고, 시설도 좋았다. 정말 큰 대회라는 것을 느꼈다"고 답했다.
이어 "다른 선수들은 대부분 시니어 경험이 많은데 나만 처음이다 보니 기가 조금 죽었다"며 "시니어 무대를 많이 경험한 다른 선수들에게서는 자신감에 찬 모습이 보였다"고 덧붙였다.
함께 자리한 박소연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이번 출전이 약이 됐다고 거들었다.
박소연은 "시니어 첫 무대라 긴장을 해서 실수가 있었지만 많은 도움이 됐다. 이번 대회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실수를 보완해 올림픽 때는 조금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국제 대회에서 처음 160점을 돌파한 것에 대해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단지 연습 때만큼만 스케이트를 탄다면 좋은 성과 얻을 수 있다는 막연한 생각만 했는데 점수가 높게 나와 기분이 좋았다"고 털어놓으며 웃었다.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는 둘은 공교롭게도 이번 시즌 프로그램에서 백조를 테마로하는 곡을 사용한다. 김해진은 프리스케이팅 주제곡으로 '블랙 스완'을 사용하고, 박소연은 쇼트프로그램 주제곡으로 '스완'를 사용한다.
이에 대해 김해진은 "안무는 내가 먼저 짰다. (박)소연이는 내 곡을 알고 있었다"며 웃어 보인 뒤 "지난 시즌부터 흑조 음악이 좋았다. 쓰고 싶다 쓰고 싶다 했는데 차마 용기를 못내고 있었는데 연아 언니가 '흑조가 어떠냐'고 물어봐줘서 바로 정했다"고 말했다.
박소연은 "제가 백조한다니까 해진이도 괜찮다고 했다. 백조는 제가 예전부터 쓰고 싶던 곡이었다. 안무 선생님이랑 상의할 때 마음에 드는 게 없을 경우 백조하기로 해서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두 피겨요정은 27일부터 태릉선수촌에서 올림픽 대비 막바지 담금질에 돌입한다. 2월 중순께 결전지인 소치로 넘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