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인천유나이티드와 재계약에 성공한 설기현(35)이 2년 뒤 지도자의 길을 걷는다.
인천은 "최근 구단과 2년 재계약을 마친 설기현은 은퇴 후 지도자 길을 걷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24일 밝혔다.
지난 2012년 전임 허정무 감독 시절 인천 유니폼을 입은 설기현은 지난 9일 계약 만료를 앞두고 2년 재계약을 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123경기 출전해 25골 20도움을 올리는 등 팀의 기둥 역할을 한 것이 배경이 됐다.
설기현은 올 시즌 개막을 대비한 구단 괌 해외 전지훈련을 소화중이다. 그는 "아직 체력에는 문제가 없다. 앞으로 2년 동안은 선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일 자신이 있다"며 의지를 다졌다.
▲다음은 설기현과의 일문일답
- 인천과 2년 재계약을 했는데, 이후 계획은.
"최소한 2년 동안은 선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일 자신이 있다. 은퇴 후에는 지도자의 길을 가고 싶다. 아직 더 배워야 하기 때문에 유럽 클럽에서 지도자 수업을 받았으면 한다. 지도자 육성 프로그램이 잘 갖춰진 벨기에나 네덜란드에 관심이 있다."
- 2014시즌에 임하는 각오는.
"나뿐만 아니라 팀 동료 모두 부상 없이 시즌을 잘 보냈으면 좋겠다. 지난 시즌 열심히 뛰어 준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덕분에 팀이 시민구단으로 유일하게 K리그 클래식 A그룹에 잔류할 수 있었다. 시민구단으로서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어렵지만 올해도 팀이 A그룹에 잔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어떤 지도자가 되고 싶은가.
"선수들의 고충을 헤아릴 줄 아는 따뜻한 지도자가 되고 싶다. 벨기에·잉글랜드 등의 해외 클럽뿐만 아니라 K리그의 울산·포항 등 여러 국내외 클럽들을 거치며 많은 감독들을 만났다. 전술전인 측면에서 뛰어난 감독이 있는가 하면 선수단을 장악하는 능력이 뛰어난 감독도 있다. 이들 감독들의 장점을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 무엇보다 선수들과 활발하게 소통하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
- 김남일이 전북으로 떠나 더 큰 책임감을 느낄 것 같은데.
"(김)남일이 형도 나름대로 계획이 있어 이적했을 것이다. 팀의 최고참으로서 어깨가 무겁지만 우리 선수들을 믿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 스타 선수들이 없는 우리 팀이 믿을 것은 조직력 밖에 없다."
- 인천이 9번째 클럽이다. 팀을 많이 옮겨 다녔다.
"팀을 많이 옮겨 다녔다는 것은 한편으론 장점이 될 수 있다. 그만큼 많은 경험을 쌓았고, 그 경험은 지도자 생활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35세인데 20대 초반 선수들보다 더 열심히 훈련하는 이유는.
"기본에 충실하려고 노력한다. 열심히 훈련하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게 기본이다. 팀 훈련이 끝나면 일부러 개인 훈련을 한다. 물론 귀찮을 때도 있다. 하지만 후배들이 자연스럽게 따라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그렇게 한다. 팀의 분위기는 고참 선수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 홍명보호가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어떤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나.
"홍명보 감독이 워낙 출중하고, 선수들도 뛰어나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생각한다. 후배들에게 특별히 조언해 줄 것은 없다. 경험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큰 무대에서 많이 뛰어 본 선수들이기 때문에 잘할 것이다. 그리고 박지성의 대표팀 복귀 문제는 빨리 마무리되는 게 본인과 대표팀 모두에 좋을 것 같다."
- 부상 때문에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했는데 올해 브라질에 가고 싶은 생각은.
"(웃음)나이가 있는데…TV 보면서 열심히 응원하겠다"
- 축구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특별히 인천 서포터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2012시즌 초반 성적이 너무 좋지 않아 아직도 미안한 마음이 든다. 올해도 변함없이 우렁찬 응원을 보내 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