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코트에 서니까 마음이 좀 가볍네요."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스의 김도수(33)가 약물징계 이후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팀에 공헌하고 있다.
김도수는 22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식스맨으로 출전해 14분38초 동안 5점 2리바운드 1스틸을 기록했다. 팀은 손쉬운 76-59 대승을 거뒀다.
약물징계에서 복귀한 후 3번째 경기였다. 부산 KT에 있던 김도수는 지난달 오리온스와 KT의 4대4 대형 트레이드 때,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이 과정에서 도핑 테스트 결과, 약물 양성 반응을 보였고 이 때문에 트레이드가 취소될 뻔하기도 했다. 김도수는 KBL로부터 9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
마음고생이 심했다. 양성 반응을 보인 이유를 그 자신조차 알지 못했고, 새로운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자책감까지 느꼈다.
김도수는 "숙소에서 혼자 텔레비전을 통해 팀 경기를 보는데 감독님을 비롯해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에게 정말 미안한 마음이 컸다"며 "하루라도 빨리 시간이 지났으면 하는 바람이었다"고 말했다.
복귀전만 고대했다. 김도수는 고질적인 발목 부상으로 고생이 많았다. 지금도 완전치 않다.
부상마저 부담으로 여겼다.
김도수는 "복귀한 후에 3경기를 소화했는데 모두 15분 내외만 뛰고 있다. 추일승 감독님께서 나의 몸 상태를 잘 아셔서 배려해주시는 것"이라며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도수는 지난 18일 인천 전자랜드전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3경기에서 평균 4.7점 2.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보잘 것 없어 보이지만 추 감독이 주전들에게 부담 없이 휴식 시간을 줄 수 있게 됐다. 선수 운용 폭이 넓어진 것. 베테랑으로서 코트에서 선수들의 분위기를 다잡는 역할도 한다.
김도수는 "추 감독님과는 좋은 기억이 많다. 최근 팀 분위기도 올라왔고 결과도 좋다"며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반드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팀의 성과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다면 기쁠 것 같다. 출전시간 1분에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