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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올림픽 내가 주인공]스켈레톤의'겁없는 신인' 윤성빈

스켈레톤의 '겁없는 신인' 윤성빈(20·한체대)이 2014소치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썰매 역사를 새롭게 쓸 준비를 하고 있다.

올림픽을 눈 앞에 두고 각종 국제대회에서 그가 전하는 낭보에 한국 썰매계는 크게 고무돼 있다.

스켈레톤은 등을 대고 누워서 타는 루지와 달리 엎드려 타는 썰매 종목이다. 봅슬레이·루지와 함께 썰매 3개 종목 중 한 가지에 속한다.

머리를 앞세운 상태로 엎드려 시속 100㎞가 넘는 속도를 느껴야 하는 스켈레톤은 3종목 중 체감속도가 가장 높다. 브레이크 하나 없는 무방비 상태로 50여 초를 달려야 하기에 왠만한 강심장이 아니면 버텨내기 힘들다.

극한의 공포를 이겨내야 하는 종목에 혜성처럼 나타난 신인이 바로 윤성빈이다. 겪어보지 못한 올림픽도 특유의 강심장을 앞세워 '사고 칠' 준비가 돼 있다.

그는 이미 월드컵 다음으로 권위 있는 대륙간컵에서 우승을 차지해 이변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7일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2013~2014대륙간컵 6차 대회에서 1·2차 레이스 합계 1분45초73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강광배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FIBT) 부회장이 2002년 솔트레이크동계올림픽에 첫 출전한 이후 시작된 한국 스켈레톤 사상 대륙간컵 금메달은 처음 있는 경사였다.

불과 2년 전까지 그는 체대 입시를 준비하는 평범한 고교생이었다. 운동신경이 남달랐지만 고3 때까지 스키 한 번 타보지 못했고 동계 스포츠와는 아무런 인연이 없었다.

그의 인생을 바꿔 놓은 것은 학교 체육선생님이었다. 선생님의 소개로 스켈레톤이라는 종목을 처음 접했고, 체대입시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막연함으로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갔다.

강 부회장의 지도로 3개월 간의 짧은 훈련을 거친 그는 2012년 9월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탁월한 운동신경과 근성이 더해져 썰매를 탄 지 3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다는 기염을 토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를 본격적으로 누빈 윤성빈은 쑥쑥 성장했다.

그해 11월 국제대회 첫 출전이었던 2012~2013시즌 아메리카컵 1차 대회에서 23위에 올라 가능성을 알렸고, 세 번째 대회였던 아메리카컵 7차 대회에서 8위에 진입하는 등 나날이 발전했다.

이어진 8·9차 대회에서 입상권을 바라볼 수준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각각 5위와 4위를 기록하며 첫 시즌을 마무리했다.

두 번째 시즌인 이번 시즌은 더욱 성공적이었다. 지난해 11월 아메리카컵 1차 대회에서 6위와 5위로 시즌에 돌입한 윤성빈은 2차 대회에서 동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목에 걸며 처음 시상대에 올랐다.

12월에는 아메리카컵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대회인 대륙간컵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그는 12월 6일과 7일 오스트리아 이글스에서 열린 대륙간컵 1·2차 대회에서 은메달 2개를 수확했다.

이후로도 윤성빈의 질주는 거칠 것이 없었다. 한 번 타오른 기량은 좀처럼 꺼질 줄 몰랐다.

대륙간컵에서 동메달과 은메달을 맛본 윤성빈은 지난 7일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대륙간컵 6차 대회에서 1·2차 레이스 합계 1분45초73으로 마침내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금메달을 목에 건 대륙간컵 6차 대회에서 그는 4초59의 출발 시간을 찍었다. 출발 시간 4초50대는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다는 월드컵에서도 보기 드문 기록이다.

윤성빈의 이 같은 활약은 조인호(36) 대표팀 코치의 전략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조 코치는 올시즌 썰매 무게를 낮추고 선수 몸무게를 늘리는 전략을 택했다.

스케레톤은 썰매 무게가 33㎏을 초과하면 선수 몸무게를 더한 값이 115㎏을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그 미만의 썰매를 사용하면 선수 체중에는 제한이 없다.

이에 따라 윤성빈은 기존 35㎏ 썰매를 32㎏으로 낮추고 75㎏의 몸무게를 87㎏까지 불렸다. 가벼운 썰매를 이용하면서 초반 스타트 기록이 좋아졌고, 총중량이 늘어나 레이스 중반 가속도에서 손해를 보지 않았다.

12㎏을 불리는 동안 하루 8끼를 먹어야 하는 고통은 성적으로 돌아왔다.

조인호 코치는 "짧은 시간에 노력을 많이 했고, 운동 신경이 좋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아는 윤성빈은 다른 나라에서도 주목하고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평창을 바라보고 썰매를 잡은 윤성빈이지만 가파른 상승세로 소치까지 바라볼 수 있게 됐다. 2년이 채 안되는 짧은 대표팀 경력에도 누구보다 큰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이제 약관(弱冠)의 나이에 불과한 그가 소치에서 들려줄 '희망가(歌)'에 국민들은 박수를 보낼 준비가 돼 있다.

◇윤성빈 프로필

▲생년월일·출신지 = 1994년 5월23일 경남 진주
▲신체 = 178㎝ 87㎏
▲출신교 = 신림고~한국체대
▲소속 = 한국체대
▲국제대회 주요 성적
- 2012~2013시즌 제1차 아메리카컵 23위
- 2012~2013시즌 제3차 아메리카컵 15위
- 2012~2013시즌 제7차 아메리카컵 8위
- 2012~2013시즌 제8차 아메리카컵 5위
- 2012~2013시즌 제9차 아메리카컵 4위
- 2013~2014시즌 제3차 아메리카컵 3위
- 2013~2014시즌 제5차 아메리카컵 2위
- 2013~2014시즌 제1·2차 대륙간컵 2위
- 2013~2014시즌 제6차 대륙간컵 1위
- 2013~2014시즌 제8차 대륙간컵 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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