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에서 호주오픈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미녀 테니스 스타 마리아 샤라포바(27·러시아·세계랭킹 3위)가 천신만고 끝에 3회전에 진출했다.
샤라포바는 16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의 멀버른파크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2회전에서 세계랭킹 44위 카린 크나프(27·이탈리아)를 2-1(6-3 4-6 10-8)로 힘겹게 물리쳤다.
40도를 넘나드는 더위 속에 경기에 나선 샤라포바는 한 수 아래로 여겨지는 크나프를 상대로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샤라포바는 12개의 더블폴트를 저질렀으며 실책도 67개나 쏟아냈다.
세 차례나 매치포인트를 놓치며 고전한 샤라포바는 3시간28분 동안 혈투를 벌인 끝에 힘겹게 승리를 챙겼다.
샤라포바는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많은 것을 잘 하지 못했다. 그것을 이겨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샤라포바는 호주오픈에서 한 차례(2008년) 우승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4강까지 올랐다.
샤라포바 바로 다음에 경기를 펼친 캐롤라인 워즈니아키(24·덴마크·세계랭킹 10위)는 변덕스러운 호주 날씨 덕을 봤다. 온도가 다소 낮아진 덕에 다소 편하게 경기한 워즈니아키는 세계랭킹 62위 크리스티나 맥헤일(22·미국)을 2-1(6-0 1-6 6-2)로 꺾었다.
세계랭킹 2위 빅토리아 아자렌카(25·벨라루스)도 체코의 바보라 잘라보바 스트리코바(28·세계랭킹 84위)를 2-0(6-1 6-4)으로 가볍게 물리치고 3회전 무대를 밟았다.
아그네스카 라드완스카(25·폴란드·세계랭킹 5위)는 2회전에서 세계랭킹 98위 올가 고보르초바(26·벨라루스)를 2-0(6-0 7-5)으로 가볍게 물리쳤다.
남자 단식에서는 우승후보로 꼽히는 이들이 모두 순항을 이어갔다.
세계랭킹 1위 라파엘 나달(28·스페인)은 남자 단식 2회전에서 세계랭킹 570위 타나시 코키나키스(18·호주)를 3-0(6-2 6-4 6-2)으로 완파했다.
더운 날씨 때문에 지붕이 닫힌 상태에서 경기를 치른 나달은 7개의 서브에이스를 꽂아넣으며 쾌조의 컨디션을 뽐냈다.
지난해 무릎 부상으로 인한 재활 탓에 이 대회에 출전하지 못한 나달은 2009년 이후 5년만의 우승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이 대회 준우승자인 '영국의 희망' 앤디 머레이(27·영국·세계랭킹 4위)는 세계랭킹 267위 빈센트 미요트(28·프랑스)를 3-0(6-2 6-2 7-5)으로 꺾었다.
명예회복을 노리는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3·스위스·세계랭킹 6위)는 블라즈 카브치치(27·슬로베니아·세계랭킹 99위)를 3-0(6-2 6-1 7-6<4>)으로 꺾고 3회전에 합류했다.
아시아 남자 선수 가운데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니시코리 게이(25·일본·세계랭킹 17위)는 2회전에서 세르비아의 두산 라요비치(24·세계랭킹 117위)를 3-0(6-1 6-1 7-6<3>)으로 따돌렸다.
지난주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하이네켄 오픈에서 처음으로 결승에 오른 루옌쉰(31·대만·세계랭킹 53위)은 1회전은 통과했으나 2회전에서 세계랭킹 22위 그리고르 디미트로프(23·불가리아)에 0-3(3-6 3-6 6<11>-7)으로 패했다.
한편 이날 호주오픈 섭씨 43도에 달하는 더위 탓에 잠시 중단됐다가 재개됐다.
대회조직위원회는 오후 2시께 모든 경기를 중단하도록 했다. 일부 선수들은 경기 중단이 너무 늦었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더위 때문에 호주오픈이 중단된 것은 2009년 이후 5년만이다.
오후 6시가 되어서야 야외 코트에서 경기를 진행했으나 번개를 동반한 폭우 때문에 대회는 다시 한 번 중단됐다.
무더위는 호주오픈 흥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