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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의 아이'와 '크림슨 피크'도 있다, 이번주 강추영화 셋

이번 주에도 영화 ‘내부자들’이 다수 관객들의 선택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신작 중에서도 놓치면 아까운 영화들이 있다. ‘괴물의 아이’는 강력 추천작이다. 애니메이션이라고 얕보지 말고 아이가 있는 부모라면 꼭 손잡고 봐라. 

고딕 스릴러 ‘크림슨 피크’도 볼 만하다.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의상과 소품, 미술까지 여성들이 더 재밌게 볼 영화다. 록 페스티벌의 열기를 희미하게나마 느끼고 싶다면 ‘어떤 이의 꿈’도 잔재미가 있다. 

◇‘괴물의 아이’, 일본 애니메이션계 책임질 호소다 마모루 신작

근래 개봉작 중 최고의 재미와 감동을 준 작품이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즐길 수 있으며, 특히 부모와 자녀가 손잡고 보면 더 좋을 애니메이션이다. 

메가폰을 잡은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국내에도 팬층이 두텁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2006) ‘썸머 워즈’(2009) ‘늑대아이’(2012)로 작품성과 오락성을 인정받았다. 일본 색채가 짙은 그림체라 거장 미아자키 하야오보다 독자폭이 좁을 수 있으나 미야자키의 뒤를 이을 감독으로 손색이 없다. 

‘괴물의 아이’는 전작 ‘늑대아이’와 짝을 이루는 영화다. ‘늑대아이’가 이 세상 엄마를 위한 영화라면, ‘괴물의 아이’는 아버지를 위한 영화다.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을 위해 이 시대 어른이 무엇을 해야하는지 보여준다는 점에서 청소년보다는 어른들이 우선적으로 봐야 한다.

삶의 지혜와 통찰이 알알이 녹아있지만 이야기 자체는 한 편의 신나는 판타지 모험담이다. 인간의 세계와 괴물의 세계를 오가는 소년의 시련과 모험, 성장담이 예상을 뒤집는 전개와 박진감 넘치는 대결, 그리고 다양한 인물들 간의 관계를 통해 흥미롭게 펼쳐진다. 

뛰어난 감독은 결코 자신의 메시지와 의도를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는다. 관객이 자연스럽게 느끼도록 만드는데, 이 영화가 바로 그런 작품이다. 소년과 괴물을 중심축으로 두 사람을 둘러싼 여러 사람들의 관계를 통해 감독의 가치관이 드러난다.

이혼한 엄마와 단 둘이 살다가 사고로 엄마를 잃은 외톨이 소년 큐타. 어느 날 도심의 좁은 골목에서 힘만 센 철부지 괴물 쿠마테츠를 만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 괴물의 세계로 빠져든다. 쿠마테츠는 괴물의 세계에서 차기 수장 후보 중 하나로 제자를 둬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괴물계의 금기를 깨고 박력있는 인간 큐타를 제자로 삼지만 큐타는 제자가 될 마음이 없다며 사사건건 티격태격한다. 

거칠고 서툴지만 서로 채워줄 부분이 있는 둘은 어느덧 스승과 제자, 부모와 자식처럼 정을 쌓는다. 그러던 어느 날 훌쩍 자란 소년은 우연히 인간의 세계로 통하는 문을 발견하고 그곳에서 새로운 세계와 마주한다.

‘늑대아이’에서 늑대인간과 사랑에 빠져 두 아이를 낳았던 여성은 너무나 성향이 다른 두 아이를 키우면서 엄마의 길을 고민한다. ‘괴물의 아이’는 유사 부자관계인 큐타와 쿠마테츠를 둘러싼 다양한 인물들의 관계를 통해 소년이 무엇을 자양분으로 성큼성큼 성장해가는지 보여준다. 

머리가 흰 거대한 고래가 번화한 도심을 헤엄치며 큐타를 공격하는 후반부 하이라이트신이 인상적이다. H 멜빌의 소설 ‘백경’에서 따온 모티브다. 감독이 청소년들에게 권하고 싶은 필독서이기도 하다. 

화려한 성우진이 감독의 명성을 잘 보여준다. 쿠마테츠는 영화 ‘셸 위 댄스’ ‘우나기’로 유명한 야큐쇼 코지가 맡았다. 어린 큐타는 미야자키 아오이, 청년 큐타는 일본영화계의 차세대 주자 소메타니 쇼타가 맡았다. ‘바닷마을 다이어리’에 출연한 신예 히로세 스즈가 큐타에게 새로운 세계를 안내하는 여고생 카에데의 목소리를 연기했다

◇‘크림스 피크’, 볼거리 많은 고딕 스릴러

‘크림슨 피크’도 볼 만하다. 특히 여성들이 좋아할 요소가 많다. 이 영화를 연출한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고딕 스릴러’ 애호가다. 빅토리아 시대(1837~1901)의 으스스한 저택과 비밀을 감춘 사람들, 공포스러운 분위기마저 자아내는 인간의 이상 심리 등 어린 시절 읽었던 고딕 스릴러가 무섭고도 아름다우면서도 강렬한 이미지로 남아있다고 한다. 

‘크림슨 피크’는 지금은 흔히 볼 수 없는 이 장르에 대한 감독의 오마주다. 의상, 소품, 프로덕션 디자인 등 시각적 요소에 엄청난 공을 들였다. 여자 주인공이 입고 있는 드레스의 섬세한 레이스라든지 그 시절 유럽 귀족들이 보관하고 있던 일본의 춘화까지 사소한 디테일에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여성들이 더 흥미롭게 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스토커’에 출연한 여배우로 친숙한 미아 와시코브스카가 극중 ‘제인 오스틴’처럼 결혼보다 작가를 꿈꾸는 부르주아 여성 ‘이디스’를 연기했다. 유령을 볼 줄 아는 예민한 이디스는 부잣집 외동딸로 어느 날 매력적이지만 정체불명의 영국 귀족 토머스(톰 히들스턴)에게 첫눈에 반한다. 

하지만 타지에서 온 비밀스런 토머스를 탐탁지 않아하던 아버지는 결혼을 반대하나 의문의 인물에게 살해당하고, 이디스는 슬픔 속에서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토머스와 함께 영국으로 향한다. 

금발의 이디스는 아름답지만 스산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대저택 ‘크림슨 피크’에서 토머스와 그녀의 누나 루실(제시카 차스테인)과 함께 지내게 되고 실체를 알 수 없는 기이한 존재들과 악몽 같은 환경에 직면하게 된다. 유령이 나오지만 그렇게 무섭지는 않다(옆자리 여성이 옷을 뒤집어 쓰고 봤는데, 무서워서 그랬는지는 확인 못했다) 

이야기 자체가 매우 새로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아하고 매혹적인 풍경과 이미지의 향연, 배우들의 호연이 이 영화의 미덕이다. 

◇김동완의 ‘어떤 이의 꿈’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10주년 기념영화이자 제11회 제천 국제음악영화제 초청작이다. 김동완이 자신의 밴드와 함께 록 페스티벌 무대에 헤드라이너로 서는 것이 꿈인 주인공 동완을 연기했다. 현실에서는 페스티벌 곳곳을 정리하고 책임지는 사무직으로 미래를 위해 현실을 희생하는 인물이다. 

최필립은 거듭된 취업실패에 취업 자체가 목표가 된 이 시대의 청춘 ‘필립’을 연기했다. 통역 아르바이트로 록 페스티벌에 참여한다. 일본의 후지이 미나는 연락이 끊긴 한국인 뮤지션 남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한국에 온 일본여성 미나로 분했다. 통역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남자친구의 진심을 확인하려고 한다. 록 페스티벌의 이면을 볼 수 있으며, 소소한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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