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에서도 라파엘 나달(28·스페인·세계랭킹 1위)을 비롯한 남자프로테니스(ATP)의 '빅3'가 올해 첫 메이저대회 첫 경기를 무사히 통과했다.
나달은 14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의 멜버른파크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1회전에서 세계랭킹 57위 버나드 토믹(22·호주)에 기권승을 거뒀다.
1세트를 게임스코어 6-4로 가져온 나달은 2세트 도중 토믹이 왼 다리 부상을 당해 그대로 2회전 진출을 확정했다.
왼 무릎 부상을 딛고 지난해 2월 복귀한 나달은 지난해 프랑스오픈과 US오픈에서 정상 등극에 성공했다. 이를 포함해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대회에서 10차례 정상에 오르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나달은 지난 시즌을 세계랭킹 1위로 마쳤다.
지난해 부상 탓에 호주오픈에 나서지 못한 나달은 올해에는 1회전부터 힘 들이지 않고 통과, 체력을 비축했다. 최고기온이 섭씨 42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기승을 부려 나달의 체력 비축은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달이 호주오픈에서 우승한 것은 2009년이 마지막이다. 2012년 준우승을 차지했던 나달은 이번 대회에서 5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리고 있다.
나달은 기권승을 거둔 후 "나도 몇 년 전 이 대회에서 토믹과 같은 상황을 겪어봤다. 시작할 때부터 토믹의 다리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밝혔다.
'영국의 희망' 앤디 머레이(27·세계랭킹 4위)는 단식 1회전에서 일본의 소에다 고(30·세계랭킹 112위)를 3-0(6-1 6-1 6-3)으로 완파했다.
2012년 US오픈에서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데 성공한 머레이는 지난해 윔블던에서 두 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을 맛봤다.
머레이는 호주오픈에서 세 차례 결승에 올랐으나 늘 준우승에 만족해야했다.
첫 우승을 꿈꾸는 머레이는 폭염에 대해 "이 상황이 안전한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매우 주의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호주오픈에서 4강에 오른 이후 메이저대회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3·스위스·세계랭킹 6위)도 1회전에서 세계랭킹 133위 제임스 덕워스(22·호주)를 3-0(6-4 6-4 6-2)으로 완파했다.
아시아 남자 선수 가운데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니시코리 게이(25·일본·세계랭킹 17위)는 단식 1회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세계랭킹 54위 마린코 마토세빅(29·호주)에 3-2(6-3 5-7 6-2 4-6 6-2)로 진땀 승을 거뒀다.
니시코리의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은 2012년 호주오픈에서 달성한 8강이다.
지난주 ATP 투어 하이네켄 오픈에서 처음으로 결승에 오른 루옌쉰(31·대만·세계랭킹 53위)은 단식 1회전에서 같은 대만의 지미 왕(29·세계랭킹 173위)을 3-0(6-3 6-2 6-1)으로 완파하고 2회전에 진출, 상승세를 이어갔다.
루옌쉰은 지난해 4차례 메이저대회에서 번번히 2회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2012년과 2013년 이 대회에서 여자 단식 정상에 오른 빅토리아 아자렌카(25·벨라루스·세계랭킹 2위)는 세계랭킹 91위 요한나 라르손(26·스웨덴)을 2-0(7-6<2> 6-2)으로 완파, 3연패 등극을 향한 첫 발을 기분 좋게 뗐다.
폭염 탓인지 아자렌카는 다소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아자렌카는 더블폴트 7개를 저질렀고, 실책도 32개를 쏟아냈다.
그러나 1세트를 힘겹게 가져온 아자렌카는 2세트에서 컨디션을 찾아 승리를 일궈냈다.
어깨 부상 탓에 지난 시즌 막판 대회에 나서지 못했던 미녀 테니스 스타 마리아 샤라포바(27·러시아·세계랭킹 3위)는 단식 1회전에서 세계랭킹 41위 베타니 마틱 샌즈(29·미국)를 2-0(6-3 6-4)으로 가볍게 물리쳤다.
2012년 윔블던 준우승자 아그네스카 라드완스카(25·폴란드·세계랭킹 5위)는 1회전에서 세계랭킹 112위 율리아 푸틴체바(19·카자흐스탄)에 2-1(6-0 5-7 6-2)로 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