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메즈의 트리플 크라운 활약을 앞세운 현대캐피탈이 한국전력을 가까스로 따돌리고 3라운드 전승을 거뒀다. 9연승을 달린 현대캐피탈은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현대캐피탈은 12일 오후 2시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3~2014 V-리그 한국전력과의 3라운드 경기에서 3-2(25-21 23-25 18-25 30-28 15-13)의 진땀승을 거뒀다.
현대캐피탈은 14승4패(승점 40)로 2위 삼성화재(13승4패·승점 36)와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매경기 엎치락뒤치락 했던 1위 싸움에서 승점 4점의 여유를 챙긴 현대캐피탈은 4라운드를 편하게 임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라운드에서 한국전력에 2-3으로 덜미를 잡히며 쓴 맛을 다셨던 현대캐피탈은 이날 지난 라운드의 패배의 아픔을 그대로 돌려줬다. 올시즌 통산 전적 2승1패로 우위를 점했다.
앞선 총 8차례의 어웨이 경기에서 4승4패로 절반의 승률 밖에 챙기지 못했던 현대캐피탈은 이날 승리로 균형을 깼다. 안방에서 극강의 모습을 보인 현대캐피탈은 원정 경기에서도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됐다.
특히 3라운드 전승으로 얻은 상승세를 이어가 22일 예정된 삼성화재와의 4라운드 첫 경기를 기대케 했다.
역대급 외국인 선수로 평가받는 아가메즈는 이날 혼자서 45득점(공격성공률 51.31%)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블로킹 3개·서브에이스 3개·후위공격 15개를 성공시킨 아가메즈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문성민은 12득점으로 이름값을 했다. 경기를 거듭하면서 조금씩 기량을 회복하는 모양새다. 센터 윤봉우는 전위에서의 적절한 속공으로 상대 블로킹 라인을 무력화했고, 12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1세트는 아가메즈 혼자서 10점을 쏟아부은 현대캐피탈이 접수했다. 윤봉우의 속공까지 어우러진 현대캐피탈은 줄곧 4점 가량의 리드를 지킨 끝에 1세트를 25-21로 따냈다.
한국전력도 속절없이 주저앉지는 않았다. 블로킹을 앞세워 2세트를 따내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아가메즈의 강타로 1~2점 차로 끌려가던 한국전력은 전광인의 퀵오픈 공격을 앞세워 무너지지 않고 따라붙은 끝에 뒤집기에 성공했다.
상대 강선구의 서브 범실로 맞이한 18-18 동점의 기회를 맞이한 한국전력은 블로킹에서 해법을 찾으며 현대캐피탈을 울렸다.
전광인의 백어택과 김진만의 블로킹으로 20-18까지 앞서 나간 한국전력은 23-22의 불안한 리드 상황에서도 후인정의 블로킹으로 세트포인트를 만들었고, 전광인의 시간차 공격으로 2세트를 가져왔다.
한번 불이 붙은 한국전력은 3세트 초반 연속 득점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속공과 블로킹으로 현대캐피탈의 수비 리듬을 깨뜨린 한국전력은 최석기의 속공 때 14-10까지 달아났다.
서재덕과 전광인의 좌우 날개공격수의 활약과 상대 범실로 차곡차곡 점수를 쌓은 한국전력은 3세트마저 따냈다.
2~3세트를 내리 내주며 벼랑 끝에 몰린 현대캐피탈은 4세트 들어 세터를 최태웅으로 교체하고 아가메즈 공격력 끌어올리기에 집중했다.
그러나 생각만큼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아가메즈의 분전 속에서도 1점 차 물고 물리는 접전으로 전개됐다. 결국 듀스까지 가는 접전이 펼쳐졌다. 끝내느냐 풀세트로 가느냐는 집중력 싸움에서 판가름 났다.
벼랑 끝에 몰린 현대캐피탈의 집중력이 더 강했다. 현대캐피탈은 28-28에서 상대 서재덕의 서브범실로 세트포인트의 유리한 고지를 점했고, 아가메즈가 전광인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으로 돌려세워 승부를 5세트로 넘겼다.
마지막 세트도 살얼음판 승부는 계속됐다. 팽팽하던 흐름은 아가메즈의 서브에이스로 갈렸다. 아가메즈는 12-12에서 강력한 서브를 날렸고 전광인의 몸을 맞은 공은 에이스로 연결됐다.
아가메즈는 이어진 서브에서 빈공간을 노리는 목적타 서브를 꽂아 넣어 현대캐피탈이 14-12로 균형을 깨뜨렸다. 아가메즈는 1점을 내줘 14-13이 된 상황에서 강력한 후위 공격을 성공시켜 승부를 매듭지었다.
한국전력은 전광인이 36점, 서재덕이 15점으로 나란히 불을 뿜었지만 고비를 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