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천재라 불리는 미국프로야구 마이애미 마린스의 일본인 타자 스즈키 이치로(42)가 2015 메이저리그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마운드에 서는 깜짝 이벤트를 펼쳤다.
이치로는 5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시티즌뱅크 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시즌 최종전에서 선발 라인업에는 제외됐지만 5회 대타로 타석에 들어서 두 타석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
팀이 2-6으로 뒤진 8회말 필라델피아의 공격 때 마이애미의 투수 교체가 이뤄졌다. 이때 눈을 의심케 하는 장면이 펼쳐졌다. 좀 전까지만해도 타석에 있었던 이치로가 마운드에서 연습 투구를 하고 있었다.
마이애미가 시즌을 마무리하며 이치로와 팬들을 위해 준비한 깜짝 이벤트였다.
이치로는 1이닝 동안 5명의 타자를 상대로 2루타 2개를 맞고 1점을 내줬지만 18개의 공을 던져 11개를 스트라이크에 꽂았다. 최고 구속은 88마일(142㎞)에 불과했지만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까지 다양한 구종을 구사했다.
이닝 종료를 알리는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덕아웃으로 들어오는 이치로를 향해 팀 동료는 물론 필리스의 팬들도 기립해 박수 갈채를 보냈다.
메이저리그 공식사이트 MLB.com에 따르면 이치로는 마운드에 서는 것을 동경했으며 평소 경기 전 몸을 풀고 캐치볼을 하면서 투수 와인드업 동작을 연습했었다고 한다.
이치로는 고교시절까지 투수로 활약했었다. 일본에서 활약하던 지난 1996년 올스타전에서 투수로 등판한 적은 있지만 2001년 메이저리그에 데뷔 이래 15시즌 동안 마운드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깜짝 이벤트와 함께 올 시즌을 마감한 이치로는 타율 0.229(398타수 91안타) 1홈런 21타점 45득점 11도루로 데뷔 후 가장 저조한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3000안타(2935안타)에 65개만을 남겨둔 이치로는 내년에도 마이애미에서 활약할 가능성이 높다.
이치로는 메이저리그 15년 동안 통산 타율 0.314 2935안타 1348득점 498도루를 기록 중이다. 일본 시절(1278안타)까지 합하면 통산 4213개의 안타를 기록 중인 살아 있는 전설이다.